2024년 11월 19일(화) 17:44

하와이 바다. 뉴시스

‘북태평양 해양과학기구’ PICES(North Pacific Science Organization)는 1992년 설립된 정부간 과학 기구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북태평양에 위치한 5개국(미국, 캐나다, 일본, 러시아, 중국)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PICES의 설립 목적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북위 30도 북쪽에 위치한 해양에 관한 연구를 촉진(Promote)하고 조직화(Coordinate)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해양 환경, 기상 현상, 기후변화, 생물 자원 및 생태계, 그리고 인간 활동 영향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증진(Advance)하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위 이슈들에 대한 과학적 정보 수집 및 신속한 교환을 촉진하는 것이다.

지난 10월 25일 하와이 오아후 섬 호놀룰루에 위치한 하와이 컨벤션 센터에서 2024 PICES 연례 회의가 개최됐다. 올해 PICES 연례 회의의 주제는 ‘PICES의 미래: 2030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이었다. 필자는 PICES의 자문 패널(Advisory Panel) 중 하나인 ‘AP-ECOP’의 멤버이자 ‘워킹그룹 52(WG52): 데이터’의 공동 의장 역할을 수행 중이라 올해 연례 회의에는 정부 대표단 자격으로 참석했다.

필자의 PICES 연례 회의 일정은 일요일에 개최된 TCODE 비즈니스 미팅으로 시작됐다. TCODE(Technical Committee on Data Exchange)는 ‘워킹그룹52: 데이터’의 상위 조직으로 PICES 연구자 간 혹은 정부 간의 효과적인 자료 교환을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활동을 하는 위원회이다. 이번 TCODE 비즈니스 미팅에서는 PICES 내 기존 자료 정책을 수정 보완했고, 빅데이터 시대 해양 자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현재 시류를 반영해 PODA(PICES New Data Award)라는 상을 신설하고 내년부터 수상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화요일에는 AP-ECOP 비즈니스 미팅에 참석했다. AP-ECOP은 PICES 내 ECOP(Early Career Ocean Professionals:젊은해양과학자)의 역할 확대 방안, ECOP과 시니어급 연구자 간의 소통 강화 방안 등을 모색하고자 2021년 조직된 그룹이다. 유엔(UN)에서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기간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양과학 10년(UN Ocean Decade)으로 지정하고 해양학 분야에서 ECOP의 활발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데 AP-ECOP도 UN 해양과학 10년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필자는 2022년부터 AP-ECOP 멤버로 활동 중이다.

올해 AP-ECOP 비즈니스 미팅에서 중요한 이슈는 PICES 내 ECOP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었다. 올해 PICES 연례 회의에 참석한 인원의 40%가 ECOP이었지만 세션 공동 컨비너 혹은 초청 연사 역할을 수행하는 ECOP은 전체 ECOP 인원의 5% 수준에 불과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PICES에 ECOP은 많이 참석하는데 주도적인 활동을 수행 중인 ECOP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번 미팅에서는 ECOP 주도의 세션 개발, 시니어 급 연구자에게 ECOP과의 공동 세션 개발을 권고하는 등의 시도를 내년 연례 회의부터 추진해보기로 의결했다.

AP-ECOP 비즈니스 미팅 이후에는 정부 대표단끼리 모여 식사하는 자리도 가지고 해양 물리 관련 학술 발표를 들으며 연례 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부 대표단 자격으로 국제 학술 행사에 참여한 것은 2022년 PICES 연례 회의(부산 개최) 참석 이후로 두 번째였는데 미팅 경험이 쌓이고 연구자들과의 친분도 쌓이다 보니 ‘AP-ECOP’, ‘워킹그룹52 : 데이터’ 활동들에 관한 흥미와 관심도가 더욱 높아졌다. 앞으로도 여러 위원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PICES 내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번 칼럼을 빌어 정부 대표단 자격으로 PICES 연례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 주신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