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김건희 특검법’ 국회 본회의 통과
야권 주도…여당 표결 불참
거부권 행사시 28일 재표결
이진숙 감사 요구안도 통과
2024년 11월 14일(목) 16:22
우원식 국회 의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씨 관련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임명 법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두 차례 폐기된 후 세번째로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김건희 특검법)’을 의결했다.

여당의 표결 불참 속에 야 6당의 재석 의원 191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권 분열용 꼼수악법,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반대토론을 한 뒤 회의장을 나갔다.

특검법은 특검 후보 추천권을 대법원장에게 부여하되 야당이 ‘비토권’을 갖도록 했다.

특검법이 시행되면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야당이 이중 2명을 추리며, 이 가운데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한다.

다만 추천된 후보들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야당이 국회의장을 통해 대법원장에게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다.

수사대상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의혹 2가지다.

명씨 의혹은 대선 경선 여론조작과 선거·이권·인사개입 의혹 등을 포함한다.

명씨를 통한 20대 대선 불법 여론조사 의혹과 김 여사의 8회 지방선거·2022년 재·보궐선거·22대 총선 개입 의혹, 명씨가 창원국가산업단지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이 대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은 오는 28일 재표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재표결시 의결을 위해선 여당 내에서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음주 운전 사고 후 술을 더 마셔 음주 측정을 방해하는 ‘술타기’를 할 경우, 무조건 처벌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김호중 방지법)이 통과됐다.

개정안은 경찰의 음주 측정을 속일 목적으로 술을 추가로 마시는 등의 방해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면허취소·운전면허 결격 제도 등에 있어서도 음주 측정 거부 행위자와 동일한 처분을 받도록 했다.

또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경찰이 삭제 차단 요청 등 응급조치를 할 수 있게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과 북한 오물 풍선 등에 대한 피해를 국가가 보상할 수 있도록 하는 법도 통과됐다.

아울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하는 안건도 이날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제안 이유에서 “이진숙 위원장이 탄핵 심판으로 직무가 정지됐지만 장관급에 해당하는 급여를 그대로 받고 있음에도 공무원의 정치적 의무를 위반하는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