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정성현>민낯 드러난 공공기관 기강해이
정성현 취재1부 기자
2024년 11월 11일(월) 19:01 |
정성현 취재1부 기자. |
최근 광주시 산하기관들의 행정사무감사 허위·부실 자료 제출이 잇따르자 한 의원이 기자에게 전한 이야기다. 광주시의회는 지난 4일부터 광주시 주요 시책 사업 및 출연기관에 대해 위법·부당행위·예산 낭비 등을 점검하는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 상임위원회 의원들은 기관에서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그러나 감사 전반에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거나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첫날 광주그린카진흥원과 광주관광공사, 상수도사업본부 등에서 ‘자료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급기야 5일과 8일 광주테크노파크, 통합공항교통국에서는 조작 자료·허위 답변 등으로 산업건설위 감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파행된 해당 감사는 오는 14일 재개될 예정이다.
사상 초유의 2연속 파행에 의원들은 11일 고광완 행정부시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재발 방지 요구 등을 요구했지만, 고 부시장은 “부실 자료가 감사가 중단될만한 사유였는지 모르겠다”고 답해 더욱 논란을 낳았다.
산건위 강수훈 의원은 “(부시장마저) 반성의 기미가 안보이니 더이상 대화를 할수가 없다”며 “행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허위 자료가 임의 조작한 것인지 아무도 알수 없지 않나. 민선 8기 얼마나 느슨하게 공기관이 운영되고 있는지 ‘민낯’을 보여준 사례다”고 꼬집었다.
광주시민들은 시의회에 집행부 감시권한을 부여했다. 감사를 위한 성실한 자료 제출과 답변은 의회가 아닌 시민들을 향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민선 8기 광주시가 외쳤던 ‘개혁과 청렴’은 더 이상 믿음을 줄 수 없게 됐다.
광주시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도 마련해야 한다. 무너진 공직기강을 개선하고 투명한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적극 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신뢰를 잃은 행정은 존립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