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미쓰비시 탄광 강제동원 피해자, 5년 7개월만에 승소
2024년 11월 07일(목) 18:33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그룹 머터리얼 소유 탄광으로 끌려가 강제노동한 피해자들의 유족이 손해배상 소송을 낸 지 5년 7개월여 만에 승소했다.

광주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정영호 부장판사)는 7일 별관 205호 법정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19명이 미씨비시그룹 계열사인 미쓰비시 마테리아루(미쓰비시 머티리얼·옛 미쓰비시광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4명에 대해서 승소 판결을 하고 나머지 5명의 청구는 기각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사망해 원고는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유가족들이다. 이들은 피해자가 받아야 할 위자료의 상속 지분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는 일제강점기 당시 한반도 탄광 37곳과 군수공장을 운영하며 조선인들을 대거 강제동원, 일본의 침략 전쟁에 군수품을 제공했다.

피해자들은 1942년부터 1945년 8월 사이 일본 후쿠오카현 미쓰비시 이즈카 광업소 나마즈카 탄광 등에 강제로 동원돼 노역 생활을 강요받았다.

피해자 중 3명은 현지에서 사망해 조국으로 귀국하지 못했고, 해방 후에나 고향으로 돌아온 피해자 일부는 탄광 노동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질병에 시달리다 사망하기도 했다.

특히 피해자 중 한명은 화순군에서 임신한 상태로 일본 경찰에 끌려가 탄광에서 노역을 강요당했고 1943년 1월 현지에서 숨졌다.

낯선 땅에 끌려가 강제노동에 시달린 이들은 담요 한 장으로 겨울을 지내고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지만, 아무런 임금도 받지 못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심의·결정통지서 심의 조서 등을 근거로 유족과 함께 지난 2019년 4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국제 송달 소송 서류를 일본 정부가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등의 문제로 5년 7개월여간 지연됐고 이날 1심 선고가 났다.

2019~2020년 제기한 15건 중 패소가 확정된 1건(스미세키홀딩스)을 제외한 14개 사건이 현재 1·2심에 계류 중에 있으며 이날 선고로 13개 사건이 남게 됐지만 여전히 소송은 몇년째 공전하고 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