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의 진솔한 사과 그렇게 어렵나
불통으로 민심 되돌릴 수 없어
2024년 11월 07일(목) 17:29
전남대 교수들이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7일에도 전국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이런 목소리를 외면한 채 7일 열린 대국민담화에서 불통으로 국민을 설득하지 못했다. ‘안 하느니만 못했다’는 혹평도 나온다. 진솔한 사과와 국정쇄신에 대한 의지로 국민과 소통의 기회를 놔버린 윤 대통령의 인식이 안타깝다.

이날 전남대 교수 107명은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정을 농단하면서 국민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면서 “참담한 현실을 묵과할 수 없으며,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서 대통령 윤석열을 탄핵한다.”고 했다. 자영업자와 서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심한 고통 속에 하루 하루 버티며 살아가는데 정부는 반민주적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반도를 전쟁의 도가니로 내몰고 있으며, 대일 굴종 외교로 국익과 자주성을 무너뜨렸다는 것도 지적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대한민국은 나락으로 빠져 들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분명치 않은 국정 철학으로 국민을 분열시켰다. 편협한 가치관을 가진 인사들로 국가를 혼돈에 빠뜨리기도 했다. 나라 빚이 늘어나고 민생이 피폐해지면서 미래마저 불투명하다. 꼬리를 무는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까지 공개되면서 국정농단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설령 국정 개입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대통령 부부가 그런 인사와 저급한 대화를 나눴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최근 국정 지지도마저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20% 아래로 떨어졌다.

윤 대통령은 7일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과다. 윤 대통령이 되돌아 선 민심을 붙잡기 위해서는 진솔한 사과와 국정을 상식에 맞춰 쇄신하는 것 뿐이다. 가족과 측근의 비리 의혹을 엄정하게 처리하고 외교에서 자존심도 되찾아야 한다. 10일은 윤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도는 날이다. 남은 임기도 이렇게 보낼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