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석탄의 종말 기후위기 종식 전환점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2024년 11월 04일(월) 17:48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석탄의 종말이 시작됏다. 지난 9월 말 산업혁명의 진원지 영국에서 마지막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의 불이 꺼졌다. 최초로 석탄발전이 시작한 이래 142년 만이고 G7 국가 중 최초이다.

석탄은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했던 귀중한 에너지원이었다. 새로 발명된 증기기관과 발전시설이 가동되면서 영국의 경제와 산업은 획기적으로 발전했고 19세기 말~20세기 초 대영제국의 시대를 열었다.

산업화는 전 세계로 전파됐고 석탄은 20세기 경제발전의 동력을 제공했고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도 석탄은 세계의 전력생산에서 주된 열원으로서 전력의 3분의 1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세계는 영국의 탈석탄을 계기로 석탄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 것이며 10~20년 후면 종말에 이를지 모른다. 기후위기의 가장 큰 주범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영국이 1882년 석탄발전을 시작한 이래 46억톤의 석탄을 태웠고 100억 4000톤의 CO2를 대기에 방출했다. 오늘 지구평균온도 섭씨 1.2도 상승과 기후위기에 크게 기여 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전체 전력의 40%를 석탄발전이 차지했으나 불과 12년만에 이를 제로화했다. 실로 놀라운 일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탈석탄을 위한 영국 정부의 초당적 정책이 있었다. 그들은 2008년 기후변화법 2013년에 재생에너지 촉진을 위해 에너지법을 제정했다.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도입이 정책의 최우선이었다. 석탄을 몰아낸 1등 공신은 재생에너지다. 지난 2010년 7%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비중이 작년 44%까지 늘었고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석탄이 가스로 대체되지 않았다.

영국은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앞선 정책을 지닌 나라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1990년 대비 2030년 68%, 2035년 78%이고 2050년 제로배출이다. 유럽연합의 2030년 55% 목표보다 훨씬 야심차다. 최근까지 50% 감축 성과를 냈고 향후 10년 사이에 추가 28% 감축을 실행해야 한다. 현 정부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현 수준에서 태양광을 3배, 육상풍력 2배, 해상풍력을 4배로 확대할 재생에너지 확충계획을 실행 중이다. 2030년까지 전력분야에서 완전한 탈탄소를 지향해 가고 있다.

석탄은 지구촌 35%의 CO2 배출의 가장 큰 책임과 대기와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키는 가장 더러운 에너지원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기후위기 대응과 청정한 미래를 위해서 선진국들은 2030년 개도국들은 늦어도 2030년대 말까지 몰아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영국 캐나다 등 국가들은 2017년부터 ‘탈석탄동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을 결성해 탈석탄을 위한 국가 간 연대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G7국가들과 유럽연합(EU) 국가 대부분은 2030년대 중반까지 구체적인 퇴출 시간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사정은 어떨까.현재 국내 전력에서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33%로 가장 높고, 재생에너지는 7~8%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국가 중 최하위이다. 최근 정부가 수립 중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하면 2030년 석탄은 17%로 떨어뜨리고 재생에너지는 21% 정도로 높일 예정이다. 아직도 탈석탄과의 거리는 아주 멀고 재생에너지 도입 또한 유럽연합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금 풀어가야 할 숙제다. 국제적 흐름을 감안한다면 최소한 석탄을 한 자리 숫자로, 재생에너지 30% 이상으로 상향해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인류의 주력 에너지원이었던 석탄이 역사의 뒤안길로 가고 있다. 영국의 탈석탄은 세계 많은 나라에 기후환경보호의 영감을 주며 전파될 것이다. 더 나아가 국제사회가 ‘화석에너지로부터의 전환’를 합의한 만큼 2040~50년까지 탈석유, 탈가스의 길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