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병훈>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는 사회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2024년 11월 04일(월) 17:48 |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
이들은 외부의 비판에 견디는 힘이 약하다.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으면 화를 낸다. 대인관계는 깨지기 쉽다. 관습적인 규범이나 규칙을 따르지 않아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착취하는 행동도 자주 보인다. 이들에게 공감능력이 없다.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정서적 교감을 한 것처럼 가장할 때는 있다. 자아가 과도하게 팽창한 사람들은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한다. 부와 명성에 대한 집착과 야망도 크다. 이들은 대인관계의 어려움, 적응문제, 거절, 상실감을 경험한다.
이런 문제의 원인 제공을 자신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의사소통을 할 때도 판단적이다. 사람이나 현상을 판단하는 인지과정은 단정적이고 이분법적이다. 이들은 편견에 치우쳐 있다. 객관적 기준없이 자신의 마음대로 소설을 써서 다른 사람의 내면을 재단한다. 이들은 타인에 대해 이중구속적인 관점을 취한다. 업무를 잘 해도 조롱하고 벌을 준다. 위협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벌을 준다.
인간의 심리적 장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신경증과 정신증이다. 신경증이나 정신증 환자들은 일정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 신경증의 특성은 외부 자극에 유연하지 못하고 항상 일정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믿을 만하다고 느낀 사람에게는 신뢰를 갖는다. 이와 반대로 믿을만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의심을 한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신경증 환자들은 모든 사람을 의심한다. 신경증 환자들은 자신의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낮은 성취를 보인다. 스트레스나 감정적인 어려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격적 특성 때문이다. 주로 불안이나 걱정, 공포감을 지속적으로 느낀다. 부정적 감정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힘든 일이 아니어도 너무 많은 걱정과 지나친 자기비난을 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정신증은 현실을 왜곡하거나 잘못 인식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사고의 장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시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 중 첫 번째 위험요인은 무책임하고 무능력함에 비해 자아가 지나치게 팽창한 리더들이다. 시민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그들만 모른다. 이들은 중화기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중화기술은 자신의 문제행동을 합리화시키는 기술을 일컫는다. 이들이 사용하는 중화기술은 다섯 가지 정도로 보인다. 첫째, 책임의 부정이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합리화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자신도 희생자임을 강조한다. 둘째, 가해의 부정이다. 자신의 행위로 인해 손상이나 피해를 본 사람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킨다. 셋째, 피해자 부정이다. 피해자가 피해를 자초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여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방법이다. 넷째, 비난자 비난이다.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을 비난함으로써 합리화하는 방법이다. 어디서 많이 보아왔던 방법 아닌가. 모든 문제를 전정권 탓으로 돌리는 일 말이다.
마지막으로 높은 충성심에 호소하는 일이다.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에 대한 의리 혹은 충성심 때문에 문제행동을 하게 되었다고 합리화시키는 것이다. 지금 현정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거짓말에 딱 들어맞는 해석이다. 작년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가 3661명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자영업자는 쓰러져 가고 있다. 의료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의료파탄이 되었다. 시민들이 피리를 불 때 춤을 춰야 한다. 시민들이 애곡을 할 때는 같이 울어야 한다. 무거운 돌덩이를 치워야 눌려있던 사람들이 자라고 성장한다. 자기를 줄여야 다른 사람이 산다. 귀도 한쪽만 사용하면 소리의 크기와 방향에 둔감해진다.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피리를 불 일이나 춤 출 일이 없기 때문이다. 통찰과 분별력이 요구되는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