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광주에 잇단 둥지 ‘주목’
에이직랜드 등 지부·사무소 개소
반도체 분야중 핵심 ‘펩리스 기업’
“인력양성 체계 구축해 실무 투입”
‘광주형 AI반도체 모델’ 개발 주력
반도체 분야중 핵심 ‘펩리스 기업’
“인력양성 체계 구축해 실무 투입”
‘광주형 AI반도체 모델’ 개발 주력
2024년 11월 04일(월) 16:43 |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10월25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인공지능망 처리에 효율적인 신경망 처리장치(NPU) 개발 기업인 ㈜에임퓨처와 광주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
4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9월25일 지역 최초로 반도체 설계기업인 ㈜에이직랜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10월25일에는 제2호 반도체 설계기업 ㈜에임퓨처와 협약을 맺었다. 이들 기업은 팹리스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 받고 있다.
반도체 기업은 공급망의 역할에 따라 설계만 수행하는 기업이 ‘팹리스(Fabless)’, 생산을 맡은 기업이 ‘파운드리(Foundry)’, 조립과 검사를 담당하는 기업이 ‘패키징(Packaging·OSAT)’ 기업이다. 이 모든 생산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기업을 ‘종합반도체(IDM) 기업’이라 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팹리스 기업이 시장 수요가 많은 분야의 반도체를 기획·설계하고, 파운드리 기업을 통해 위탁생산,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팹리스 기업은 또 다시 세분화된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아이디어·특허 등 지식재산권(IP)을 가진 기업을 ‘칩리스(Chipless) 기업’이라 하고, 반도체 도면을 파운드리에 적합한 제조용 설계도면으로 재설계하는 기업을 ‘디자인하우스 기업’이라고 한다.
광주 유치 팹리스 기업 제1호인 ㈜에이직랜드가 대표적 디자인하우스 기업이다. 에이직랜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의 국내 유일의 협력기업(VCA)으로, 팹리스 기업에서 설계한 반도체 설계도면을 재설계해 TSMC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제2호인 ㈜에임퓨처는 칩리스(Chipless) 기업이다. AI 처리에 특화된 시스템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 가속기에 대한 지식재산권(IP)과 AI 알고리즘 개발 및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광주에 뿌리를 내린 것은 광주시의 ‘탄탄한 인재양성 사다리’와 ‘AI 핵심인프라 구축’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광주에서는 AI에 기반한 어린이 상상놀이터에서부터 실무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인력양성을 목표로 AI사관학교와 AI 직무전환교육, 기업 맞춤형 인재육성 프로그램인 NHN아카데미와 연구개발센터, 구글 클라우드 기반 AI 인재양성 교육까지 단계별로 촘촘하게 인재양성 사다리가 구축, 운영되고 있다.
또 광주시는 AI 핵심인프라 구축에도 매진해 지난 2019년 정부에서 추진한 24조1000억원 규모의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에서 AI 분야를 선택해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1단계 사업중 하나로 국내 최고 수준의 컴퓨팅 자원(88.5PF)을 갖춘 AI특화데이터센터가 2023년 11월 서비스를 개시했고, 올해 연말이면 초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가 완성되는 등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단계 사업은 AI 실증밸리 조성 사업으로, 1단계 사업을 통해 구축된 데이터센터 등 기반시설과 인력양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AI 융합 기술개발과 실증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 유치로 광주시는 ‘광주형 AI 반도체 협의체(클러스터) 모델’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광주시와 유치기업, 지역 수요기업, 관계기관이 함께 지역 전략산업에 인공지능을 입힌 반도체 칩의 설계부터 생산·시험검증·제품화까지 확산하는 형태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팹리스 기업 유치는 획기적인 사례”라면서 “수도권 등 타 시도에서도 국산 AI 반도체 개발 시도는 많았지만, 현재까지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자동차·가전·헬스케어 등 지역 전략산업과 융합한 광주형 인공지능 반도체를 적용해 제품 개발에 성공한다면 국산 AI 반도체의 대표적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