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잡아라’…유통업계, ‘새 트렌드’ 마케팅 집중
최신 유행 선도…핵심소비층 부상
‘러닝문화’ 확산 러닝화 매출 급등
음주문화 변화 하이볼·전통주 인기
업계 “관심사 파악해 빠르게 대웅”
‘러닝문화’ 확산 러닝화 매출 급등
음주문화 변화 하이볼·전통주 인기
업계 “관심사 파악해 빠르게 대웅”
2024년 10월 31일(목) 18:07 |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며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MZ세대의 사이의 문화와 유행에 따라 유통업계의 매출 및 마케팅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광주신세계 제공 |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MZ세대는 컴퓨터,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며 변화에 민감해 새로운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습득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MZ세대 사이의 유행과 소비 문화에 따라 유통업계의 매출이 등락하고 마케팅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운동은 단연 ‘러닝’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 유행이 된 ‘러닝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야외 운동으로 전염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다가 신발 한 켤레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운동을 시작할 수 있어서다. 국내에서는 함께 모여서 뛰는 ‘러닝크루’가 속속 등장하며 MZ세대 사이에서 러닝 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러닝의 인기는 광주지역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각종 모임 정보 검색 및 가입이 편한 인스타그램·당근마켓·네이버 블로그 등을 살펴본 결과, 광주지역에서 ‘러닝크루’를 모집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근 산책로나 저수지에서 같이 뛸 사람을 구하는 게시글도 눈에 띄었다. 이 같은 러닝 인기에 지역 유통업계에도 훈풍이 풀고 있다.
광주신세계에 따르면 신관 지하 1층 ‘데상트’는 러닝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신발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가량 상승했다. 신발 매출 중 러닝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 신발 매출 비중 20%를 차지하던 러닝화는 올해 들어 무려 30% 늘어나 50%를 돌파했다. 같은 층에서 만날 수 있는 ‘리복’에서도 러닝 트렌드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오픈한 광주신세계 리복의 러닝화 3분기 매출이 2분기 대비 40% 증가했다.
광주신세계는 최근 MZ들이 즐겨찾는 영패션 브랜드를 신규 입점하고 리뉴얼 오픈하기도 했다. 신관 지하 1층에 신규 MD 5곳과 기존에 있던 MD를 리뉴얼 오픈하고 본관에 있었던 영패션 브랜드 10곳도 신관으로 이동시키는 등 총 20곳을 개편했다. 관심사가 급변하는 MZ세대의 발길을 붙잡고자 한 것이다.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변화는 패션이나 운동 분야만 아니라 음주 문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폭음 문화에서 벗어나 가볍게 술을 즐기는 음주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하이볼’과 ‘막걸리’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소주, 맥주 등 획일화된 주류만 소비하기보다는 취향에 따라 술을 즐기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관심이 ‘위스키’, ‘와인’, ‘하이볼’ 등에서 출발해 ‘전통주’까지 닿은 것이다. 하이볼은 간단한 제조법으로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어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문화) 트렌드와 맞물렸고, 막걸리는 전통주로서의 매력과 현대적 변화가 접목돼 SNS상에서 주목받았다.
이에 유통업계와 주류 매출과 신제품 출시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한국농수신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3년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남녀가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주류 트렌드’로 인식하는 비중은 ‘편의점 구입’이 가장 높았다. 실제 편의점 매출을 보면 위스키 매출 증가율이 두드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CU의 올해 3분기 위스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9.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GS25와 세븐일레븐의 매출은 각각 26.4%, 15% 신장했다. MZ세대 사이에서 하이볼의 인기가 높아 점포 수가 많고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업계는 양주 PB(자체 브랜드)와 하이볼 상품을 출시하는 등 MZ세대 주류 트렌드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
맛과 향을 차별화한 전통주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대형마트의 막걸리 관련 매출도 증가했다. 홈플러스의 올해 상반기(1~6월) 막걸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이마트는 4% 증가했다. 대형마트는 ‘해창 10도 플러스’, ‘복순도가 손막걸리’ 등을 단독 판매하며 프리미엄 막걸리 입점을 늘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변화는 유통업계의 매출과 마케팅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의 관심사 변화를 빠르게 파악해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등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MZ세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때문에 주요 소비층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