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CEO·우승희>대한민국 최초 국립공원박람회에 오라
우승희 영암군수
2024년 10월 24일(목) 17:32 |
국립공원(National Park)은 국가가 법으로 지정하여 유지관리하는 자연공원이다. 종 다양성과 생태계 보존 가치가 높은 곳, 청정한 자연환경이 영감과 휴식을 주며 교육문화적 기능을 하는 장소, 학술적 가치와 공공의 이익에 중요한 지역을 지정한다.
세계 최초 국립공원은 1872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1967년 지리산이 최초로 지정되었다. 현재 산악형 18개, 해상해안형 4개, 사적형 1개로 총 23개다.
국립공원은 보유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국립공원은 보존해 온 지질과 습지 등 생태자원으로 숨과 쉼을 준다. 산과 바다, 나무와 물을 통해 치유와 힐링을 선물한다. 천연기념물과 문화재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국가보호종과 멸종위기 식물과 동물을 보호하고 복원한다.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게 해줄 생활인구와 관계인구를 늘리는 기회도 제공한다. 또한 기후위기 탄소중립 시대에 중요한 탄소저장고 역할도 한다. 국립공원공단 조사 결과, 우리나라 한 해 탄소배출량 절반을 흡수하는 것도 국립공원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는 전 세계의 합의가 요원한 지금, 국립공원은 지구 생태를 보존하기 위해 인류가 처음으로 합의를 이뤄낸 제도임도 명심하자.
월출산의 면적은 56,220㎢로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가장 작다. 영암과 월출산은 역사문화 자원이 많다. 구정봉 큰바위얼굴, 육형제바위, 사자봉, 통천문, 남근바위, 책바위, 베틀굴, 돼지바위, 남생이바위 등 기암괴석이 전시된 바위정원이다. 하늘 아래 첫 부처인 국보 144호 마애여래좌상, 국보 50호 도갑사 해탈문, 고온 유약 도기 첫 생산지, 우리나라 무화과 시배지, ‘아리랑 동동 스리랑 동동’ 영암아리랑의 도시가 영암이다.
영암 사람들에게 월출산은 자긍심이다. 영암군 이름이 월출산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영암(靈巖)의 뜻은 ‘신령바위’다. 옛날 중국사람이 월출산 움직이는 바위를 산 아래로 떨어뜨렸는데, 스스로 올라왔다는 전설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영암은 곧 월출산이다.
신령바위 덕분일까, 영암에서 큰 인물이 많이 나왔다. 일본 아스카 문화의 비조가 된 K-문화의 원조 왕인박사, 고려 태조 왕건의 탄생을 예언했던 풍수지리의 대가 도선국사, 후삼국의 통일을 예지한 꿈박사 최지몽, 대한민국 헌법 기초위원으로 활동한 낭산 김준연 등이 그렇다.
월출산은 1988년 6월 스무 번째 국립공원에 지정됐다. 하지만 개발보다는 보존이 중심인 국립공원의 특성 때문에 케이블카 설치가 좌절되는 등 영암군민은 아쉬움도 경험했다.
영암과 국립공원 월출산의 가치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 생각을 이어가던 날,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해설한 ‘우리의 위대한 국립공원(Our Great National Parks)’ 다큐멘터리를 만났다. 대한민국 최초 국립공원박람회는 그 순간 시작됐다.
2년의 준비 끝에 영암군이 ‘월출산 국립공원 박람회’를 개최한다. 처음 열린다는 의미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으면 좋겠다. 국립공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지역과 상생하는 국립공원을 만드는 일이다. 우리가 지켜온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새기는 시간으로 채우겠다. 또 국립공원의 생태문화적 가치 재창조와 기후위기시대에 나아갈 방향도 모색해 주길 바란다. 더불어 산과 바다를 지켜온 국립공원공단 직원을 비롯한 환경 활동가들의 노력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월출산 국립공원박람회에 전국 23개 국립공원이 영암에 모인다. 국립공원과 연결된 77개 지방정부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앉아 국립공원 지방정부협의회 구성도 논의할 예정이다.
영암군은 올해 첫 월출산 국립공원박람회를 시작으로, 향후 ‘대한민국 국립공원박람회’와 ‘세계 국립공원박람회’까지 개최할 계획이다. 국내외 국립공원 네트워크 구축, 주민과 만드는 생태자원, 기업과 함께하는 흑자 축제, 국립공원 관계인구 확대 등 박람회 발전 포부도 세웠다.
남도 평야에 우뚝 솟아 상하좌우가 한눈에 보이는 월출산, 아침에 타오르는 불꽃 같은 월출산, 영암이 기(氣)의 고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월출산이 있어서다. 달빛생태도시 영암은 국립공원 도시로 우뚝 설 채비를 마쳤다. 가장 작은 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꿈을 품은 영암 월출산의 도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