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광장·박안수>철마(鐵馬)는 달리고 싶다
박안수 경제학박사·칼럼니스트
2024년 10월 17일(목) 17:52 |
노래는 평상시에도 큰 울림을 주는데 비무장 지대(DMZ) 최북단 도라산역 앞에서 부르는 노래는 경건함과 함께 간절한 염원이 담기기에 충분하였다.
광주 남구에서는 분단 현실을 체험하고 통일교육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통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남구 소재 65세 이상 어르신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확정한 상·하반기 각각 2회씩 통일효도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물론 열차운행에 따른 일부 비용을 고향사랑기부금 계정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상반기에는 남구 효천역에서 도라산역 그리고 파주의 비무장 지대의 제3땅굴, 도라산 전망대, 장단콩마을까지 현장체험을 다녀왔다.
하반기 또한 9월24일 효천역에서 출발 동두천역을 경유 백마고지 전적지, 철원 평화 전망대,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표지판이 있는 최북단 월정리(月井里)역까지 왕복 800㎞가 넘는 거리의 통일효도열차를 운행했다.
지난해부터 시행한 남구 통일효도열차를 보는 시각의 차이는 다소 있을 수 있으나 구민의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과 염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10월1일은 ‘국군의 날’이었다. 1950년 6·25한국전쟁 시 속수무책으로 경남 창녕 낙동강까지 후퇴하다가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이 9월 15일 시행된 후 9월28일 서울 수복에 이어 우리 국군이 처음으로 38선을 넘는 날을 ‘국군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이후 3여 년간 한국전쟁 휴전조약을 맺은 시점에서 당초 북위38도에서 다시 휴전선이 확정되어 개성시 인근은 북한으로, 철원지역 등은 우리나라 영토로 확정되었다. 접경지대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시민으로 비무장지대에서 바라본 개성 송악산이나 북철원의 평강고원을 다녀 온 마음은 그리 편치만은 않다. 아직도 지구상에서 분단국가로 남은 나라가 우리가 유일할 것이다.
과거 화해분위기로 평화적인 남북대화가 긴밀히 이루어져 이산가족도 상봉하고 대북 쌀 지원과 개성공단을 설립하는 등 남북경제교류협력도 활발한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철수되고 언론보도에 의하면 연일 미사일 발사와 오물풍선 부양과 함께 비난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듯 보인다. 이제 남북이산가족 중 생존하신 어르신이 4만 명도 체 남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세대도 점점 희미해진 형국으로 다음 세대는 평화통일에 대한 생각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 어려울 듯싶다.
암울한 일제강점기에도 당시 모든 국민이 독립을 염원하였듯이 지금 우리는 평화통일을 독립 운동했던 심정으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주관적인 생각이다.
예전 중국 열자 방문편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있다. 즉 우공(愚公)이 산(山)을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짐을 이르는 말로 우공이라는 노인이 집을 가로막은 산을 옮기려고 대대로 산의 흙을 파서 나르겠다고 하여 이에 감동한 하느님이 산을 옮겨 주었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또한 수년 전 베스트셀러였던 일본 도몬 후휴지의 ‘불씨’의 글처럼 최초의 작은 불씨 하나가 한 집 한 집 전달되면 결국 온 나라의 불씨가 되듯이 조그마한 단초가 위대한 결과를 낳는다고 본다.
이제 진보와 보수의 이념을 떠나 평화통일을 위한 준비도 해야 할 것이다. 남구통일효도열차를 벤치마킹하여 장흥군에서 정남진 장흥 통일열차를 전북 순창군에서도 군민 행복 통일열차를 운행할 계획으로 신청자를 받고 있다.
흔히들 꿈은 벽(壁)을 허물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늦은 가을날 북쪽의 두루미가 자유롭게 날아와 따뜻한 철원군의 비무장지대에서 겨울을 나는 것처럼 155마일 휴전선을 남북한이 자유롭게 넘나들어 하루속히 평화통일이 앞당겨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