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 주목 대신 어떤 의미인지 생각… 변화 없을 것"
2024년 10월 16일(수) 10:17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스웨덴 공영 방송 SVT와 화상전화를 통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SVT 인터뷰 영상 갈무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이 스웨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주목받고 싶지 않다”며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고 싶고, 이 상(노벨상)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웨덴 공영방송 SVT가 지난 1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자택에서 화상전화를 통해 인터뷰한 한강은 “노벨상위원회와 인터뷰를 할 때는 장난 전화인 줄 알았는데 결국 진짜인 걸 깨달았다”며 “기자회견을 열거나 성대한 파티를 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한강은 부친인 한승원 작가가 ‘딸이 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잔치나 기자회견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혼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날 아침 아버지께 전화드렸을 때 아버지는 마을에서 큰 잔치를 하려고 했는데 나는 그게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큰 잔치는 하지 마시라고 했다”며 바로 잡았다.

이어 ‘끔찍한 역사적 사건을 직면함으로써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말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다. 하지만 분명히 (끔찍한) 역사는 반복되는 것 같다”며 “적어도 언젠가는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살인을 멈춰야 하는 것은 우리가 (역사로부터) 배웠던 것들의 아주 분명한 결론이다”라고 답했다.

한강은 노벨상 수상이 자신의 글쓰기에 변화를 불러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강은 “1년에 소설 한 편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하는 데는 7년이 걸렸다”며 “글을 빨리 쓰는 편이 아니고 내 페이스대로 계속 쓰고 싶다. 현재 쓰고 있는 소설을 끝마치는 대로 노벨상 수락 연설문을 쓰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강은 오는 17일 노벨문학상 수상 후 국내 첫 공식 행보로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리는 포니정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