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보는 대내매체에 "한국서 무인기 전단살포" 보도
2024년 10월 12일(토) 11:00 |
12일 북한 노동신문은 한국이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 이는 전날 오후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 기사와 같은 내용이다. 노동신문 캡처 |
12일 노동신문은 전날 오후 8시 이후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던 외무성 ‘중대성명’ 전문을 1면에 그대로 게재했다.
한국이 지난 3일, 9일, 10일 심야시간 무인기를 평양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전단)를 살포했으며 재발 시 ‘즉시 행동’으로 넘어가겠다는 최후통첩 메시지를 담은 내용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관영 라디오 중앙방송, 조선중앙TV도 이날 오전 관련 내용을 전했으며 신문에서는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무인기 형상 물체와 글자를 식별할 수 없도록 흐릿하게 처리한 전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5월 말부터 대북전단에 대응한다는 취지로 남측을 향해 쓰레기풍선을 수시로 보내면서도 대내매체에서는 전단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주민들에게도 공개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7월14일에도 국경 부근에서 발견된 전단과 물건을 소각했다며 전단과 종합감기약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태우고 있는 사진을 통신에서 공개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신문 등 대내매체에서는 이를 알리지 않았으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대북전단 관련 담화 등에도 나온 적이 없다.
이처럼 북한이 대내매체에서 관련 보도를 자제하는 것은 주민에게 대북전단의 존재를 환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돼 왔다. 대남 위협용이라고 판단하거나 주민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민감한 사안 등은 대내매체에서 제외하고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서만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대내매체에 전단 사진까지 공개한 것은 ‘2 국가론’ 기조를 이어가는 북한이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고, 훗날 착수할 수 있는 군사적 도발 명분을 전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 내부에서 제기되는 ‘북한 자작극’설을 불식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날 보도에서도 전날 외무부 중대성명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대북전단에 대응해 5월 말부터 남측을 향해 쓰레기풍선을 28차례 보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