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박원종>가정과 학교, 폭력의 악순환 끊어내야 한다.
박원종 전남도의원.
2024년 10월 03일(목) 17:35 |
박원종 도의원 |
더불어 지난해 접수된 전국의 가정폭력의 건수는 23만 830건에 달하며, 올해만 벌써 8월 말 기준 15만 580건이 접수되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도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매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이 문제 역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심각한 사안이라는 점을 나타낸다.
정부의 매년 아이들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겠다는 계획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폭력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인구 감소로 국가의 미래까지 걱정해야 하는 이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집과 학교에서까지 안전한 공간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더욱이 근래 학교폭력의 양상은 단순한 물리적 폭력에 그치지 않고 교묘한 심리적 압박과 온라인 공간에서 SNS를 통한 괴롭힘이나 딥페이크 합성물 유포 등 갈수록 괴롭힘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어 현재 교육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대책으로 해결하기엔 그 수위를 이미 넘어섰으며, 현장에서는 급한 불조차 제대로 끄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많은 연구에서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은 별개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되며, 서로를 부추기는 관계에 있다고 지적한다. 가정에서의 폭력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는 가정폭력 피해 아동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가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두 사안을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해결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처벌이 가볍다는 것이다. 가정폭력의 경우 2018년 접수 건수 대비 0.9%이던 구속률이 올해는 더욱 낮아져 0.2%에 그치며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교폭력 역시 학교장이 가벼운 사안이라고 판단할 경우 사건을 경찰이나 사법기관에 이첩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향은 가해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을 가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라는 점을 학습하게 된다. 실태조사 결과 중 가해 이유를 보면 가장 큰 31.5%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였다. 가벼운 처벌과 학교장 재량으로 끝내버리는 학교폭력 사안들로부터 마치 장난처럼 이유 없이 더 많은 학교폭력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2004년 7월 제정된 이후 30차례나 개정되었으나 여전히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정부가 현실적인 법률의 개정을 통하여 피해자가 제대로 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며 가해자는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제도적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더해 가정과 학교의 폭력에 대하여 상관관계를 인식해 연구하고 예방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학교 교육과정에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한다. 타인을 괴롭히는 것이 어떤 책임을 동반하는지, 또한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피해자에게 미치는 깊은 상처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에도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아이들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현재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이고 강력한 대응방안의 마련하여 아이들이 대화로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사회적인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한시라도 빨리 가정과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지역사회, 지방정부, 국가가 모두 협력하여 제대로 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될 때이다. 이러한 방향이 조금이라도 더 발전되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데 큰 발판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