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KIA 땜시 살아야
김성수 논설위원
2024년 10월 03일(목) 13:19
“올해 야구 없었으면 우짜고 살았으까~.”

2024 프로야구 KBO리그가 144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한 KIA 타이거즈가 일찌감히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광주 팬들을 열광케 했다. 올해 87승 55패 2무로 2등과 무려 9경기차로 1위를 달성했다. 공수에서 고룬 활약을 보여준 KIA선수단의 활약에 큰 박수를 보낸다.

김도영 선수에겐 최고의 한해였다. 아쉽게도 ‘40-40 달성’은 무산됐지만 그만큼 팬들에게도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도영아, 니 땜시 살아야”라는 유행어를 만들었고, 여성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들인 장본인이었다. 올 시즌 김도영은 기록제조기였다. KBO 리그 역대 3번째로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기록을 만들어냈다.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네추럴 사이클링 히트, 아시아 최다득점 타이기록 등을 이뤄냈다.

KIA의 성적에 광주시민들의 일상도 달라졌다. 일주일 중 야구를 하는 날과 안하는 날, 홈경기 열리는 날과 안열리는 날로 구분될 정도다. 야구를 직관하기 위해 기아 홈페이지 예매 창에서 좌석을 구매하려는 ‘광클’(빠르게 클릭하다)은 일상이 됐다. 광주시민들의 야구 사랑 덕에 KIA가 올 시즌 매진만 28번째다. 종전 최다 매진(21회) 기록을 15년 만에 갈아치웠다. 9월까지 이어진 폭염에도 광주 팬들의 야구사랑은 지치지 않았다. 화려한 성적에 유니폼 판매량에서도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약 7만벌 정도의 유니폼이 판매돼 1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냈다고 한다.

KIA팬의 응원도 단연 돋보였다. 홈경기가 아닌 원정에서도 홈팀을 압도하는 함성소리는 단연 기아팬의 저력이다. 응원단의 ‘삐끼삐끼’ 춤은 장안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KIA의 좋은 성적, 새로운 슈퍼스타 김도영의 등장, 구단과 선수들의 성숙한 팬 서비스 등은 폭염에 지친 광주시민들에게 최고의 한해를 선사했다.

이젠 우승이다. KIA는 오는 21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플레이오프 승자와 한국시리즈 일정을 시작한다. 7전 4승제로 진행되는 한국시리즈에서 KIA는 통산 1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KIA 선수단은 이미 우승 담금질에 나서고 있다. 우승을 기원하는 KIA팬들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KIA를 응원하기 위해, 광주는 가을에도 야구로 뜨거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