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 시금고 선정 기준, 공공성 우선돼야
‘돈’을 기준으로 하는 평가 안돼
2024년 09월 25일(수) 17:35
광주시의 예산과 기금을 관리할 광주시 금고 유치전이 시작됐다. 광주시 금고의 규모는 8조 2100억 원에 이른다. 이번 공모에도 1금고 2곳과 2금고 4곳 등 모두 6개 은행이 도전장을 던졌다. 향토은행을 표방한 광주은행과 시중은행간 ‘진검 승부’다. 이번 공모가 투명하게 진행돼 지역민의 거래 편의를 높이고 지역경제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4일 마감한 차기 시금고 선정을 위한 공모에 광주은행과 국민은행이 1금고, 국민은행, 농협, 우리은행, 기업은행이 2금고 공모에 참여했다. 광주시는 10월 중 금고지정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금고를 지정하고 11월 금고 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평가기준은 지역공헌도와 함께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재무구조의 안정성, 시민이용 편의성, 금고관리 능력, 협력사업비 등이다. 차기 금고로 선정되면 2025년부터 4년 동안 1, 2금고가 8조 2100억 원 규모의 광주시 회계를 관리한다.

문제는 평가 기준이다. 공모 이후 분위기는 신용도나 재무구조 등의 기준이 참여한 은행 모두 비슷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 마지막 협력사업비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흘러가고 있다. 광주시도 ‘열악한 재정 여건을 감안할 경우 협력사업비에 많은 금액을 제시한 은행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시민에게 가장 중요한 접근성이나 지역사회공헌도, 지역친화적 경영보다 오직 ‘돈’으로 평가하겠다는 안타까운 발상이다. 협력사업비가 지역에 도움이 될 지도 미지수다. 출혈경쟁에 나선 은행이 되레 이자인상 등으로 지역에 피해를 전가시킬 우려도 높다.

시금고는 수익성을 떠나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 지역과 뗄 수 없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 맞다. 이제 심의위의 결정이 남았지만, 분명한 것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지역친화적 경영을 하는 시금고를 지역민 대다수가 바란다는 것이다. 지역발전이라는 더 큰 가치를 버리고 ‘돈’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것도 광주정신에 어긋난다. 시금고 선정의 가장 큰 기준은 공공성과 공정성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