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강수훈>광주, 아시아 스포츠 수도를 꿈꾸자!
강수훈 광주시의원
2024년 09월 19일(목) 18:28 |
강수훈 광주시의원. |
타이거즈가 정규리그에서 우승하던 날 저녁, 프로축구 광주FC는 창단 후 처음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첫승을 거뒀다.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일본 J리그 강호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7대 3으로 격파하며 완벽한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내내 감동과 기쁨의 도가니였고, 경기가 끝나도 그 여운은 계속됐다.
광주에는 여자프로배구 10년만에 신생 구단 창단으로 주목을 받았던 ‘AI페퍼스’도 있다. 비록 지난 3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며 슬럼프를 겪었지만, 현역 시절 화려한 실력을 보여준 선수 출신 감독과 코치를 새롭게 기용하고 구단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팀 스포츠뿐만이 아니다. 이번 여름을 뜨겁게 달군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셔틀콕의 여왕’ 안세영 선수도 광주 체육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양궁에는 올림픽 사상 첫 양궁 3관왕에 올랐던 안산 선수도 있고, 광주여대와 광주시청 소속 선수를 거쳐 광주여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기보배 선수도 있다. 남자 100m 육상 대한민국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국영 선수도 광주시청 소속이다.
인물 뿐만 아니라 광주는 유독 스포츠 이슈가 많은 도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4강 신화를 이룬 곳이 광주월드컵경기장이고, 2015년에는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광주에서 열렸다. 단일 종목으로는 두 번째로 참가국이 많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2019년도에 광주에서 있었고, 내년에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도 열린다.
영국 스포츠마케팅 연구소에서 2019년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는 국제 스포츠 영향력 평가에서 세계 27위, 아시아 6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처럼 광주는 지금까지 스포츠 영향력이 상당히 높은 도시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은 도시다. 특히 지방소멸이 가속화되는 대한민국에서 광주가 국가 내 도시 경쟁에서 이기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아시아 스포츠 수도로 도약하는 비전을 통해 지역의 가치를 제대로 발견하고, 스포츠 산업으로 연결시켜 새로운 로컬 성공 모델을 만들어보는 상상을 함께 해보자고 제안한다.
실제 지역경제 성장 측면에서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일이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스포츠 관광이 전 세계 관광 지출의 10%를 차지하고 있고, 2023∼2030년 사이에는 17.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관광 부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로 자리잡은 LA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5대 스포츠 리그에 8개 팀이 소속되어 있는 도시라는 장점을 내세워 2028년 올림픽 유치에도 성공했다. LA 관광청은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스포츠 경험을 원하는 방문객들을 위해 ‘3일간 둘러보는 LA 스포츠 명소’와 ‘스포츠 팬을 위한 LA 미식 투어 3일’과 같은 다양한 맞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 중이다.
런던 역시 ‘스포츠는 사람들을 하나되게 하고, 그들의 삶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신념에서 출발해 ‘모두를 위한 스포츠’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세계 스포츠 수도 런던의 입지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용을 추구하는 스포츠 정책으로 활동적인 런던시민을 지원하고, 사회적 통합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역공동체의 참여를 도모하여 사회적 진보를 위해 더불어 같이 전진하는 일, 이 또한 광주가 잘하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스포츠의 묘미는 역전의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를 통해 노잼도시 광주의 위기를 꿀잼도시의 기회로 만들어보자. 가자! 아시아 스포츠 수도, 광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