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편지형>님아! 쌀에 대한 오해를 풀어다오~
편지형 농협전남지역본부 경제부본부장
2024년 09월 12일(목) 18:19
편지형 농협전남지역본부 경제부본부장
오늘 아침 식사는 잘 하셨나요?

어머니께서 갓 지은 쌀밥 한 공기에 제철 식재료로 정성스레 만든 반찬을 곁들여 아침밥을 먹고 등교했던 당연했던 날이 지금은 아침인사로는 다소 하기 어려운 옛말이 되어버렸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2018년 61.0㎏에서 지난해 56.4㎏까지 떨어졌다.

이를 두고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의 변화 때문이라고 단순 정의 내려도 문제가 없는 것일까?

최근 들어 쌀값이 떨어져 문제라는 언론보도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쌀의 과잉생산 탓인지 아님 통계처럼 쌀 소비가 감소가 주 원인인지 여하튼 우리 국민들은 예전만큼 쌀을 소비하지 않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렇다면 쌀과 함께 제2의 주식인 밀은 어떠한가? 살펴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밀 생산량이 증가하여 국제 밀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다. 그러나 국내 밀의 소비가 줄었다는 보도는 없고 오히려 수입 밀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졌으며 2023년 밀 소비량은 35.7㎏으로 쌀 소비량의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인 쌀 소비량은 매년 꾸준히 감소하는데 반해 밀 소비량은 늘어가고 있는 현실에 이미 우리 주변에는 ‘밥파’보다는 ‘빵파’가 더 많아졌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은 왜 갈수록 쌀보다는 밀을, 더 정확하게는 빵을 더 선호하게 된 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게 미디어의 영향이라 생각된다. 탄수화물은 무조건 적게 먹어야만 건강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도 수많은 방송프로그램에서 우리의 눈과 귀를 유혹하는 보기에 먹음직스럽고 왠지 착해 보이는 수많은 제과, 제빵들의 향연이 끝없이 펼쳐진다.

그런 소위 먹방 단골 소재에 우리 쌀은 거의 외면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탄수화물이 가진 정확한 영양학적 지식 전달이 없이 무조건적인 섭취제한과 배제를 유도하는 일부 미디어 매체로 인해 탄수화물 특히 쌀은 건강의 최대 적으로까지 묘사되기가 다반수다.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건강프로그램이 2~5개 정도 되고 홈쇼핑 등에서도 다수의 탄수화물 제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과연 그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탄수화물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은 얼마나 될까?

더 아이러니 하게도 요즘 심심치 않게 보이는 외래 곡물들이 과연 우리쌀과 비교하여 얼마나 안전하고 믿을만 한건지 정확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우리쌀의 진가는 과연 이대로 외면 받아도 괜찮은 건가?

무작정 탄수화물이 많은 것이 쌀이어서 쌀이 다이어트에 공공의 적 이라는 단순한 논리는 어불성설임을 전문가들은 수도 없이 지적하고 있다.

정작 여러 학계의 연구결과를 보면 육류와 빵이 주식인 서양인들에 비해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식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비만률이 더 낮다는 많은 보고서들을 보더라도 결국 건강과 다이어트에 해로운 주범은 탄수화물이 아닌 다른곳에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가 먹는 쌀에는 식이섬유와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 다른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는 복합탄수화물로 구성되어 있어 밥을 먹을 때 함께 섭취하는 반찬들로 인해 오히려 다른 탄수화물에 비해 다이어트에 유리한 면이 많다. 특히 씹어서 섭취하는 특성 상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고 포도당이 체내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 체지방으로 축적될 확률도 줄어들게 된다.

지금이라도 하루세끼 규칙적이고 적정량의 밥을 챙겨먹는 건강한 식단을 가까이 한다면 현대인의 가장 큰 고민인 다이어트에서도 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질병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침식사 결식률은 34.0%로 국민 3명 가운데 1명은 아침을 거른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바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한국인의 가장 근본적인 에너지원을 수입밀과 출처도 불분명한 수입산 곡물에 맡길 수만은 없지 않을까?

‘밥심’, ‘쌀심’이 결국 우리가 바쁜 현대사회를 가장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게 살아가는 근본임을 깨달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