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언론인이 쓴 아날로그 사랑
[신간]메아리 사랑
김용옥 | 동산문학사 | 1만5000원
2024년 08월 29일(목) 18:26
어느 때부터인가 소설을 쓰고 싶은 청년이 있었다. 그것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 청년에게 사랑은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이면서 남성과 여성, 서로 다른 이성을 향한 몸부림이었다. 그리고 소설을 쓰기 전 몇 권의 책과 인기 작가의 책을 탐독했다. 나의 소설을 읽을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청년의 회상이다.

청년 시절 소설을 쓰고 싶었던 소년, 그 소년이 8순을 맞아 장편 ‘메아리 사랑’(동산문학사)을 발간했다. 한국기자협회 전남도지부장을 역임하고 전남일보 편집국장과 주필 겸 상무를 겸임했던 김용옥 씨가 주인공이다. 소설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 가운데 하나인 사랑을 주제로 한다. 젊은 시절 이성을 향한 감정은 여느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다. 보편적인 모티브이지만 개개인에게는 특수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사랑은 영원한 주제다.

소설은 저자가 이전에 수필로 발표했던 글에서 주인공 민호의 이야기로 먼저 소개된 바 있다. 지난 2010년 대략의 얼개를 잡은 후, 몇 차례 수정을 거쳐 소설로 완성됐다.

주인공은 모두 4명. 28세로 잡지사 편집장이자 대학 강사인 민호와 보험회사 내근사원 박희주, 영문학 조교수인 올드미스 서지은, 중학교 미술 교사인 한설애 등이다. 작가는 우수에 젖은 남성으로 과감성이 2%부족한 남자 민호와 그를 사랑하지만 지극히 내성적인 성격으로 개성인 강한 희주, 첫사랑에 실패해 삶의 좌표를 잃고 표류하는 서지은, 지성적이지만 모든 면에서 개방적인 한설애 등을 통해 이들의 삶과 생각, 그리고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20대와 40대를 살아가는 4명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랑하는 방법과 사랑을 추구하는 모습을 들여다 보고 싶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삶의 좌표를 잃고 표류하면서 결국 격랑에 휩쓸리고 마는 저들의 이야기를 통해 순애보 같은 사랑, 아날로그 방식의 사랑도 그려보고 싶었다. 작품 제목을 ‘메아리 사랑’이라고 붙인 것도 표류하면서 격랑을 헤쳐가는 저마다의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주는 허망함과 허탈감 때문이다.

작가는 “지금의 잣대로 보면 낡은 사랑 이야기라 여겨지지만 그래도 그런 사랑을 그려보고 싶었다”면서 “아날로그 방식, 어쩌면 순애보 같은 사랑이 내 의식 저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는 까닭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 전남도지부장을 역임한 작가는 전남일보 편집국장과 주필 겸 이사를 역임했고 광주대 신방과 겸임교수와 언론중재위원회 운영위원 겸, 광주중재부 중재위원 등을 역임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제44대 광주광역시 초교파 장로연합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크리스천 문학 신인상(수필 부문)도 수상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