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도, 이재명도, 김건희도 ‘있지만, 없었던’ 尹 브리핑
2024년 08월 29일(목) 15:12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진행한 국정브리핑 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영수회담, 뉴라이트 등 정부 유관기관 인선 논란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에 우회적인 방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29일 윤 대통령은 국민과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취임 2년 기자회견 후 112일만, 동해 석유 가스 매장 관련 첫 국정브리핑 후 87일 만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130분간 국정 성과와 연금·의료·노동·교육 개혁에 저출생을 더한 ‘4+1 개혁’ 추진 상황을 설명한 후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기자회견은 질문지나 사전 조율 없이 즉문즉답이 이뤄졌으며, 회견 시간만 약 1시간23분가량이었다.

윤 대통령은 취재진들의 질문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방법으로 답했다.

먼저 한동훈 대표와 의대증원 문제로 갈등설이 불거지는 것과 관련한 입장을 묻자 “대통령실, 내각과 당과의 소통이 제대로 안 이뤄지면 되겠느냐”며 “저 역시 우리 당 의원들, 당 관계자들하고 수시로 전화통화할 뿐만 아니라 저한테 찾아오기도 한다. 당정 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증원 유예를 공개적으로 제안하며 정부 정책과 이견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아니겠나,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표와의 2차 영수회담 성사 전망에 대해서는 “제가 이때까지 바라보던 국회하고는 너무 달라서 저도 좀 한 번 깊이 생각을 해보겠다”고 거리를 뒀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국회 상황이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니라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이걸 풀어나가야 될지 용산에서도 참모들하고 많이 논의하고 있다. 영수회담을 해서 문제가 금방 풀릴 수 있다면 10번이고 왜 못 하겠나”라고 말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고, 수사심의위원회 회부를 앞두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수사 처분에 대해서는 언급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가족 관련 일이라면 더더군다나 언급 안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조사 장소 논란에 대해서는 “저도 검사 시절 대통령 부인, 전직 영부인에 대해 자택까지 찾아가 조사한 일이 있다. 조사 방식이라는 것이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하는 거라면 다르겠지만 모든 조사는 원칙적으로 임의조사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 조사 방식이나 장소가 정해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제2부속실 설치와 관련해서는 “준비 중”이라면서도 “부속실을 만든다고 하면 장소가 있어야 하는데 마땅한 데가 없다. 장소가 잘 준비되면 부속실이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 ‘뉴라이트’ 성향의 인사 중용 논란에 대해서는 “김 관장 인사는 저도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분이고, 아마 독립기념관장을 추천하는 위원회에서 여러 분들에 대해 심사하고 인터뷰도 해서 보내는 모양”이라며 “보훈부 장관이 위원회를 거쳐 1번으로 제청한 사람에 대한 인사를 거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특별히 우리 정부 입장하고 관련 있는 인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뉴라이트가) 우파인데 좀 진보적 우파를 말하는 건지, 처음에 나올 때는 그런 식으로 들었는데 요새는 또 뉴라이트에 대해서 언론에서 제가 그동안 본 거하고 다른 정의가 이뤄져서 그런 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인사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 그리고 그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역량 두 가지를 보고 인사를 하고 있다”며 “뉴라이트냐 뭐냐 이런 거 안 따지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