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생산량 정확도 높여 쌀값 하락 막아야
농경원, 정확도 제고 방안 발표
2024년 08월 22일(목) 17:23
지속되는 쌀값 하락의 원인으로 정부의 잘못된 통계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농촌경제연구원이 쌀 생산량 조사의 정확도 제고 방안을 내놔 관심이 모아진다. 농업계는 매년 발표되는 정부의 쌀 생산량 통계에 대해 ‘정확성’을 의심하고 있다.

정부는 통계를 바탕으로 2023년산 초과 쌀 생산량을 9만여 톤으로 전망했다. 2022년 25만 톤에서 한 해만에 15만 톤이 줄어든 양이다. 하지만 정부 예측과 달리 재고 대란이 벌어졌다. 1년 새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봤지만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보다 가마당 4만 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지난 15일 기준 한 가마에 17만 7740원으로, 지난해 10월 가마당 21만 7352원에 거래된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작년대비 올해 재고 쌀이 줄었는데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통계가 엉터리라는 게 농업계의 주장이다.

정부의 쌀 생산량 통계는 쌀 수급 안정 대책 수립을 위한 핵심 자료로 활용을 위해 1998년부터 통계청에서 조사를 수행해 매년 1월 공표한다. 통계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지만 정작 통계청은 오는 2027년에 들어서야 표본 등의 개편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농업계의 쌀 통계 반발 속에 농촌경제연구원이 쌀 생산량 조사의 정확도 제고 방안을 내놓은 것은 반길 일이다. 농경원은 22일 ‘쌀 생산량 조사 진단과 개선 과제’를 발표했다. 농경원은 쌀 생산량 조사 표본 설계 단계에서 지역별 벼 품종 비율을 고려해 조사 필지 표본을 구축한다면 쌀 생산량 추정의 정확도를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쌀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정부는 쌀 수확기 대책을 오는 9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농민들은 정부의 쌀값 정책에 분노하며 애써 기른 논을 갈아 엎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쌀값 대책은 늘 현장과 괴리가 컸다. 쌀 소비를 늘리지 못한다면 정확도가 높은 통계를 기반으로 쌀값 안정화를 위한 신속조치가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