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만화여행
도선인 취재2부 기자
2024년 08월 07일(수) 17:29 |
도선인 취재2부 기자. |
허영만 작가는 여수 출신으로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만화계의 대가이다. 1974년 한국일보 신인 만화 공모전에 ‘집을 찾아서’라는 작품이 당선되면서 만화가로 데뷔한 작가는, 같은 해 소년한국일보사에 연재한 만화 ‘각시탈’의 흥행으로 ‘허영만’이라는 이름 석 자를 세상에 알리고, 서유기를 바탕으로 재해석한 작품 ‘날아라 슈퍼보드’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만화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이후 ‘각시탈’, ‘비트’, ‘타짜’, ‘식객’ 등이 동명의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재제작되면서 허영만의 작품은 종이를 넘어 대중매체까지 문화영역을 확장했다.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80~90년대생이라면, 익숙한 멜로디가 전시장 안에 울려 퍼질 때, 추억에 잠겼다. 여러 명작 중에 ‘날아라 슈퍼보드’가 기억에 남는 것은 세대별로 허영만의 작품이 한 시대를 풍미했다는 증거일 터이다. 허영만 만화 원작의 애니메이션 ‘날아라 슈퍼보드’는 KBS 1990년 첫 방송 이후 42.8%라는 경이적인 시청률(1992년 11월 기준)을 기록하면서 2002년 현재에도 국내 애니메이션영화 사상 최고의 시청률로 기록되고 있다. 허영만의 작품은 이처럼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으로 리메이크 되면서, 만화 매체의 확장성을 보여준 시초라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데뷔 5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전을 계획했다고 한다. 자신의 이름을 떼고 남몰래 웹툰 플랫폼에 작품을 연재해 보겠다는 것. 매일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작업실로 향한다는 일흔이 넘은 노 화백의 도전에 존경심이 생긴다. 1970년대 초기작부터 2010년대 후반 ‘만화 일기’까지 원화와 드로잉, 취재 자료 등 2만여점을 집대성한 그 시절의 향수와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전시, 전남도립미술관으로 만화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