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민의 의무’로 각인시켜야 할 기후대응
17일째 폭염…온열질환 잇따라
2024년 08월 05일(월) 17:16
지난달 20일부터 보름 넘게 폭염특보가 이어진 광주·전남에 온열질환 의심 사망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대부분은 17일째 이어진 폭염특보와 함께 밤사이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하는 열대야가 관측됐다. 한낮 체감온도 또한 35도를 넘나드는 그야말로 펄펄 끓는 가마솥더위다. 5일 낮에는 광주와 전남 일부 지역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까지 내렸다. 개인 건강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때다.

5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순천에서 밭일을 하던 90대 여성이 온열질환 의심 증상으로 숨졌다. 지난 3일에는 광주 서구 금호동 한 아파트 인근 밭에서 80대 여성 B씨가 광주 첫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광양의 전통시장과 광주 동구에서도 노점상인 80대 여성이 열 실신 증상으로 쓰러지고, 길을 걷던 60대 남성이 고열 증상과 함께 쓰러졌다. 4일 하루 소방 당국에 접수된 온열질환 관련 출동 내역도 전남 8건, 광주 4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뜨거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두통과 어지러움,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생명마저 위태로울 수도 있다. 특히 고령에 야외작업이 많은 농·어촌 주민들은 온열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냉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오랜 시간 작업을 해야 하는 농어촌의 작업 환경은 무더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취약계층의 관리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올해 온열질환자는 모두 995명으로 65세 이상이 29.5%를 차지했고 작업장(29.3%)과 논밭(18.1%) 등 주로 실외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관계 당국의 한 발 앞선 대책을 촉구한다.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대책도 절실하다. 극한폭염과 극한호우를 뉴노멀로 받아들이고 기후대응을 시민의 의무로 각인시켜야 한다. 역사상 가장 뜨거운 지구의 온도를 겪고 있는 지금 ‘지구는 더 뜨거워지고 모든 사람과 모든 곳이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의 경고를 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