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투승+내추럴 사이클’ 양현종 미쳤는데 김도영은 더 미쳤다!
KIA, NC에 8-1 완승… 시즌 첫 7연승
2024년 07월 23일(화) 22:23
KIA타이거즈 양현종(오른쪽)과 김도영이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0차전에서 37년 만에 완투승과 사이클링 히트를 동시에 달성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9이닝을 1실점으로 책임진 양현종, 네 타석 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순서대로 쌓아 올린 김도영. 투타가 함께 미쳐 날뛴 KIA타이거즈가 NC다이노스를 완파하고 시즌 첫 7연승을 달렸다.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0차전에서 8-1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KIA는 시즌 첫 7연승과 함께 올 시즌 58승 2무 35패(승률 0.624)를 기록했다.

먼저 마운드에서는 양현종이 존재감을 알렸다. 양현종은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이닝을 틀어막는 동안 투구 수는 52구, 피안타는 세 개에 불과했다. 사사구는 전무했다.

양현종은 1회초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권희동에게 땅볼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1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박건우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직접 처리한 뒤 주자까지 삭제했다.

1회말부터 3-0 리드를 등에 업은 양현종은 2회초를 삼자범퇴로 매듭지었고 3회초를 위기 없이 네 타자로 넘긴 뒤 4회초를 다시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이어 5회초 1사 후 천재환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박시원을 땅볼, 박세혁을 뜬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양현종은 6-0으로 앞선 6회초 선두타자 서호철에게 좌중월 홈런을 내주며 이날 유일한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 박민우를 헛스윙 삼진, 권희동과 박건우를 땅볼로 처리하며 수비를 끝낸 뒤 7회초와 8회초, 9회초를 모두 삼자범퇴로 틀어막는 괴력을 과시했다.

양현종이 30명의 타자를 상대로 완투승을 완성하는데 필요했던 투구 수는 단 95개였다. 피안타는 4개에 불과했고, 사사구는 아예 없었다. 반면 탈삼진은 여섯 개를 챙겼다.

KIA타이거즈 김도영이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0차전 6회말 좌월 홈런을 때리며 내추럴 사이클을 달성한 뒤 포효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타석에서는 김도영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도영은 안타부터 홈런까지 순서대로 사이클링 히트를 쌓아 올리며 KBO 리그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네 타석 만에 내추럴 사이클을 달성한 것은 김도영이 최초다.

김도영은 1회말 무사 1·2루에서 유격수 방면 깊숙한 타구를 때렸다. 유격수 김휘집이 3루 베이스를 향해 송구했으나 소크라테스가 세이프 판정을 받았고, 공식 기록은 야수 선택이 아닌 유격수 왼쪽 내야 안타가 됐다.

이어 3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천재환이 글러브에서 공을 빼다 놓치는 모습이 있었지만 김도영이 1루 베이스를 돌며 속도를 낮춰 3루까지 뛰기엔 어려웠고, 우중간 2루타가 됐다.

김도영은 5회말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앞선 타석의 주루 플레이를 만회하듯 힘차게 달려 3루 베이스까지 미끄러져 들어갔고, 좌중간 3루타로 연결됐다.

다니엘 카스타노를 상대로 안타와 2루타, 3루타를 차례로 뽑아낸 김도영은 기어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6회말 1사 1루에서 배재환의 5구 째 132㎞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의 좌월 홈런.

김도영은 올 시즌 KBO 리그 첫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KBO 리그를 통틀어서도 서른한 번째인 진귀한 기록이고, KIA 역사에서는 2016년 김주찬과 2017년 로저 버나디나에 이어 세 번째다.

KIA타이거즈 양현종이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0차전에서 9이닝 1실점으로 완투승을 완성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양현종과 김도영의 맹활약 속에 KIA 타선은 힘을 보탰다. 1회말 김도영의 내야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만루 기회에서 최형우의 2타점 적시타와 나성범의 희생플라이로 3-0 리드를 잡았고, 5회말에는 김도영의 3루타로 1사 3루 기회를 맞은 뒤 나성범의 적시타와 최원준의 적시타, 김태군의 적시타로 6-0으로 격차를 벌렸다.

이어 서호철의 솔로포로 만회점을 내주며 6-1로 한 점을 추격 당한 6회말에는 김도영의 투런포로 8-1까지 격차를 벌리며 여유 있게 승리와 시즌 첫 7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완투승과 사이클링 히트가 동시에 나온 것은 37년 만의 대기록이다. 1982년 삼성라이온즈 성낙수와 오대석이 삼미슈퍼스타즈를 상대로 기록했고, 1987년에는 빙그레이글스 손문곤과 이강돈이 OB베어스를 상대로 합작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말 그대로 양현종이 잘 던지고 김도영이 잘 친 경기였다”며 “양현종이 올 시즌 두 번째 완투를 펼치면서 불펜진에 의미 있는 휴식을 부여했다. 구위와 제구 모두 완벽했고, 리빙 레전드의 모습 그 자체였다”고 극찬했다.

이어 “김도영이 역대급 활약을 펼치면서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 줬다”며 “네 타석 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말 외에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다. 대기록 달성을 축하한다”고 강조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