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더 이상 외연확장 어려운 강성 팬덤 정치
권력집중으로 ‘민주’ 가치 해쳐
2024년 07월 22일(월) 17:27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조국 대표의 압도적 우위가 확인됐다. 민주주의 정당에서 당 대표 후보가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 흠은 아니다. 하지만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극심한 지금의 일극체제는 권력의 집중을 불러오고 민주주의의 가장 큰 가치인 다양성을 해친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다.

실제 이재명 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20~21일 진행된 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 등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누적 91.70%의 득표율을 얻었다. 도전자인 김두관 후보와 김지수 후보는 각각 7.19%, 1.11%에 그쳤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초반부터 이재명 후보에 치우치며 싱거운 승부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조국혁신당도 지난 20일 실시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조국 의원이 99.9%의 찬성률을 받았다. 하지만 양 당 모두 후보들의 일방적인 우세와 달리 당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곱 씹어 볼 일이다.

민주 정당에서 한 후보의 일방적 독주는 건강한 민주주의를 저해한다. 북한 김정은을 비롯해 집중된 일극체제가 독재로 흐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당원들의 선택’이라는 주장도 우습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제주에서 치러진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전체 선거인 3만 1921명 가운데 5869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이 18.39%에 머물렀다. 인천과 강원지역 투표율도 각각 37.76%와 21.85%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구·경북에서 선전했지만 이 지역 선거인이 2만 20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의미가 떨어진다.

외연을 넓히지 못하는 강성 팬덤 정치로 재집권은 요원하다. 역풍으로 이어져 결코 민주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도 민주당은 거대 의석을 무기 삼아 오히려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건강한 정당, 재집권을 위한 외연확장을 위한 민주당의 변화가 필요하다. 비전과 열정은 사라지고 맹목적 지지만 강요하는 지금 민주당의 ‘이례적 지지율’은 재집권을 위한 약이 아니고 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