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극장과 함께 만나는 8월의 명작 감상 기회
미술사 다룬 다큐 시리즈 특집
‘제프쿤스, 그 은밀한 초상’ 등
일본 거장 ‘오즈 야스지로’ 작
20세기 명화극장 ‘폭풍의 질주’
한국독립영화 ‘수카바티’ 다채
2024년 07월 22일(월) 14:08
영화 ‘제프쿤스, 그 은밀한 초상’ 포스터.
광주극장이 세계 명작을 남긴 화가들과 미술관을 다룬 명품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을 8월에도 이어간다. 미술영화 이외에도 명작고전, 독립영화 등 다채롭게 준비해 여름방학 시즌을 채운다.

광주극장은 보티첼리, 라파엘로, 우피치 미술관 등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화가들과 미술관을 다룬 명품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지난 5월부터 매월 1편씩 소개하고 있다. 8월 상영이 네 번째 시리즈다. 오는 8월 1일부터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술 작가이자 논쟁적인 예술가 제프 쿤스의 숨겨진 가족사와 작품 세계를 그린 ‘제프쿤스, 그 은밀한 초상’이 상영된다. 미국의 현대미술가, ‘포스트모던 키치(kitsch)의 왕’으로 불리며 스테인레스 재질로 제작한 풍선개(Balloon Dog) 등이 대표작이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작품을 전시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제프 쿤스는 현존하는 예술가 중에서 최고의 경매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 상영했던 ‘보티첼리. 피렌체와 메디치’도 관객들의 꾸준한 재상영 요청에 힘입어 오는 26일부터 다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르네상스 미술의 상징이자 천재화가 보티첼리의 예술 세계와 그를 후원한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린 다큐멘터리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작품 ‘동경이야기’ 한 장면. 광주극장 제공
일본 영화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오즈 야스지로(1903~1963)의 대표작 3편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획전 ‘오즈 야스지로, 보고 또 보다’가 오는 8월 3일부터 8월 25일까지 광주극장에서 열린다. 오즈 야스지로는 자신만의 단정하고 엄격한 미장센 속에 인간의 순환적 삶을 영화에 담아내 영화예술의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다. 이번 기획전에 상영되는 작품으로 먼저 ‘만춘(1949)’은 부녀간의 세밀한 감정을 특유의 정제되고 정갈한 미장센으로 표현한 수작이다. 두번째 작품, ‘오차즈케의 맛(1952)’은 소원해진 부부 관계를 평범한 맛을 내는 오차즈케라는 일상의 음식을 통해 풀어낸 작품이다. 뛰어난 작품성으로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의 반열에 오른 오즈 야스지로의 대표작 ‘동경이야기’(1953)까지 3편의 영화가 각각 2회씩 상영된다.

토니 스콧 감독의 레이싱 영화 ‘폭풍의 질주’ 한 장면. 광주극장 제공
고전의 반열에 오른 20세기의 명작 영화를 상영하는 기획전 ‘2024 광주극장 월간 클래식: 20세기 명화극장’의 두번째 상영작은 톰 크루즈 주연, 토니 스콧 감독의 레이싱 영화 ‘폭풍의 질주(1990)’다. 영화는 오는 28일 일요일 오후 3시30분에 상영된다. 과거 명성을 떨친 레이서 해리는 자동차 경주에 남다른 재능을 가진 콜(톰 크루즈)을 알아보고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지도한다. 그러나 경쟁자 로디와의 경주에서 큰 사고를 당한 콜은 슬럼프에 빠지는 한편, 병원에서 만난 클레어와 사랑에 빠진다.

영화 ‘수카바티: 극락축구단’ 포스터.
한국독립영화 파트로는 서포터즈, 장애인, 돌봄의 시간, 조선인 여공 등을 주제로 한 영화 네 편이 준비돼 있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은 2004년 K리그를 뒤흔든 안양 LG치타스 연고지 이전 사태 이후, 팀을 되찾기 위해 나선 서포터즈 RED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여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영화는 2004년 안양 LG치타스가 갑작스레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한 사태를 배경으로, 오늘날의 FC안양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곁에 머무르며 무한한 애정과 지지를 보냈던 서포터즈 RED의 시간을 유쾌하게 조명한다.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와 (사)실로암사람들이 공동제작한 조재형 감독의 장편영화 ‘똥 싸는 소리’도 8월 1일 광주극장에서 개봉한다. 영화 ‘똥 싸는 소리’ 일도 사랑도 잘 해내고 싶은 하반신 마비의 여성 장애인 ‘미숙(임도윤)’의 삶과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가 직접 제작과 배급을 맡아 열악한 지역영화씬의 한계를 돌파한다.

영화 ‘똥 싸는 소리’ 포스터.
8월 7일 개봉하는 ‘샤인’은 박석영 감독의 신작이자 다섯 번째 장편이다. 할머니를 떠나 보내고 혼자가 된 열여섯 살 ‘예선(장해금)’ 앞에, 엄마에게 버려진 여섯 살 아이 ‘새별(배우 송지온)’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외로움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덤덤히 풀어낸다.

같은 날 개봉하는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일제강점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본의 방적 공장에서 일했던 조선인 여공들의 삶과 노래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차별과 폭력이 만연한 삶 속에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강인한 여성 서사를 조선인 여공 22명의 증언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준다.

이 외에도 이민가 가정 출신의 ‘자히아 지우아니’가 지휘자의 꿈을 이뤄 나가는 감동 실화 ‘디베르티멘토’,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말을 잃은 채 살아가는 피아니스트 ‘폴’의 이야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재개봉, 외딴 시골집, 아버지를 도와 양봉을 치는 12살 소녀 ‘젤소미나’가 겪는 마법 같은 여름을 그린 ‘더 원더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상영작 시간표는 광주극장 카페(https://cafe.naver.com/cinemagwangju/16644)에서 확인 가능하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