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김 여사 조사 원칙 안 지켜져" 중앙지검 충돌 예고
2024년 07월 22일(월) 10:24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공개 대면 조사’ 조사 방식을 두고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김 여사 소환 조사에 대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사전에 보고를 받지 못한 부분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피고발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일 오후 1시30분께부터 다음 날 오전 1시20분까지 약 12시간 가까이 김 여사를 조사했다.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관할 내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 내용이 대검찰청에 보고된 시점은 조사가 시작된 지 10시간이 지난 후로, 이 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 누구도 해당 사건 조사와 관련한 사전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총장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법불아귀(法不阿貴·법은 권력자에 아부하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드렸고 국민들께 여러 차례 ‘법 앞에 예외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지만,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장은 “일선 검찰청에서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제 책임이라 생각한다”며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리고,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 헌법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조사 결과에 대해서 상세한 보고를 받아보고 나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랴며 ‘검찰총장 패싱’ 논란에 대해 진상 파악과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언급했다.

한편 이 총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장은 “2022년 5월23일 대검 차장으로 검찰총장 직무대리 일을 시작해 오늘이 만 2년2개월 되는 날이다. 제가 이 자리에 무슨 여한이 있고 또 무슨 미련 남아있겠나”라며 “다만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단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그게 부족하다고 하면 그때 제 거취에 대해서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