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업 혁신’ 보여준 군서농협 논콩 재배
쌀값 하락 속 대체작목 성공
2024년 07월 18일(목) 17:09
쌀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체작목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영암 군서농협이 6년째 쌀 대체작목으로 논콩 재배단지를 확대해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영암 군서농협은 지난 2019년부터 6년째 조합원 100여 명이 참여해 54㏊에 달하는 논콩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올해는 65㏊를 재배하고 있다.

재배 초기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기술 부족으로 990㎡ 생산량이 210㎏에 그쳤다. 고령화된 농촌에서 파종부터 수확까지 노동력 부족을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직면했다. 군서농협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모화, 집단화된 논콩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직접 트랙터와 콤바인 등 농기계 7대와 전문 인력 3명을 확보했다. 그 결과 990㎡당 생산량은 재배 초기보다 무려 180㎏ 증가한 390㎏에 달했다. 판로도 안정적이다. 지난해 생산된 179톤 전량을 농협이 직접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에 판매했다. 판매액 9억 원은 조합원에게 공동 정산해 지급했다. 논콩 2㏊ 기준 소득이 벼 재배소득보다 1300만 원이나 높은 2500만 원을 달성했다고 한다.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 기준 4만 5990원으로 지난달 25일보다 1.3% 하락했다. 올 들어 최대 폭 하락이다. 정부가 약속했던 쌀값 20만 원 보장도 쉽지 않다. 지난해 수확기 이후 8개월째 18만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쌀값 하락에 따른 손실은 1차적으로 쌀 농가지만 전국 쌀 생산량의 54%를 수매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지난달 기준 전국 농협 창고에 쌓인 쌀 재고량은 55만 1000톤으로 이중 12만 6000톤(22.8%)을 전남이 보관중이다.

쌀 과잉생산에 소비 감소로 쌀 산업이 위태롭다. 언제까지 정부에 쌀값 보장과 시장격리만 요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적정 생산과 대체작목 육성이 유일하다. 관행농업을 탈피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대체작목 육성에 성공한 영암 군서농협의 전략이 바로 ‘농업 혁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