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동 사교육 민낯 충격…교육당국 경각심 갖길"
본보 보도 이후 '아침 과외' 등 인지
"소아 정신과 오픈런' 현실화 막아야"
2024년 07월 16일(화) 16:39
지난달 26일 광주 남구 봉선동 학원가 일대에서 학부모들이 학원을 마친 자녀들을 태우기 위해 차량에서 기다리고 있다. 나건호 기자
‘광주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봉선동이 사교육 시장 과열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보도<본보 2024년 7월1~9일자 ‘호남 사교육 1번지’ 봉선동 집중해부>와 관련 지역 교사들이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조재호 교사는 봉선동 사교육 민낯을 보도한 본보 기획 시리즈에 대해 ‘비통함을 느꼈다’고 했다. 오전 7시 시작하는 ‘아침 과외’나 교육 인프라에 따라 ‘봉남·봉북’이 나눠진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기 때문이다.

조 교사는 “새벽에 일어나 아침 7시 과외를 하는 새로운 현상은 알지 못했다”며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눈을 비비고 아침 일찍 과외수업을 받은 후 교실로 와서 수업하고, 또 밤 10시까지 학원에 앉아 있어야 하는 현실이 슬펐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의사’, ‘변호사’ 학부모들의 고단한 삶도 충격적이었다”며 “이들은 맘카페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아이를 위해 ‘봉북‘이 아닌 ‘봉남’ 아파트를 선택하고, 불법주정차를 하면서 밤늦게까지 자녀를 픽업했다. 또 그들을 부러워해 수완지구나 운암동 등에서 위장전입까지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 건지 회의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봉선동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기형적인 사교육 문화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며, 공교육을 되살리기 위해 교육당국이 불법 사교육 단속 등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도 했다.

조 교사는 “기사에 의하면 봉선동 학원에는 명문학교로 알려진 ‘삼육중 대비반’이 있다. 삼육중은 수업료 등이 일반 사립대학교를 웃도는 수준임에도 그곳에 가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대비반에 속한 초등학생들은 저녁 10시에 귀가한다”며 “한 사설<본보 2024년 7월2일자>에서 따끔하게 꼬집었듯 교육당국은 ‘가까운 미래에 봉선동 일대 소아 정신과에는 교육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로 인해 매일 오픈런 하는 모습이 일상화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불법 과외 단속 강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