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박주호 작심 폭로에 “심각한 우려와 유감”
유튜브 영상 관련 해명 및 사과 요구
2024년 07월 09일(화) 17:51
박주호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 겸 tvN SPORTS 해설위원(왼쪽)이 지난 2월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정해성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울산HDFC 감독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박주호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 겸 tvN SPORTS 해설위원이 유튜브를 통해 작심 폭로에 나섰는데, 이를 두고 대한축구협회가 유감 표명과 동시에 사과 및 해명 요구에 나섰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공식 홈페이지에 ‘박주호 위원의 영상 발언에 대한 유감의 글’을 게시했다. 이 글을 통해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 위원이 영상을 통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 시각으로 왜곡했다”며 “언론과 대중에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주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은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 Captain PaChuHO’를 통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위원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스무 번 가까이했는데 이럴 거였으면 처음부터 일을 안 해도 됐다”며 “5개월이 너무 허무하다. 이 절차를 대한축구협회가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치우친 자기 시간에서 본 언행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물론 자신을 제외한 많은 위원들의 그간의 노력을 폄훼하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지난 5개월간 함께 일해온 나머지 위원들에게 사과하고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우려 및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 및 해명을 요구하는 동시에 법적 대응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검토 근거로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내부 규정을 제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 위원이 뽑고 싶었던 감독상과 다를 수 있으나 이것을 절차상 잘못됐다고 경솔히 언급한 것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박주호 위원이 참석한 최종 제10차 회의에서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5명의 후보를 가렸고, 이 자리에서 다음 과정을 정해성 위원장에게 위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협상이 이뤄졌던 제시 마치를 비롯해 후벵 아모링, 바스코 세아브라, 다비트 바그너, 마르쿠스 기스돌, 우르스 피셔, 졸트 로우 등 박주호 위원이 추천했던 외국인 감독 후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여러 감독을 추천하고 분석하며 노력했기에 위원회가 합의점을 찾았다 해도 다른 위원들보다 자신의 생각이 더 공고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절차 자체를 부인한 것은 대중과 언론의 엄청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홍명보 감독은 회의 당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 중 한 명이었다”고 비판했다.

감독 내정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가 아닌 언론을 통해 알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겸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 최종 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이미 동의가 이뤄진 부분이라는 반박을 내놨다.

대한축구협회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감독 후보자들을 추천하는 곳이며 선임은 이를 통해 추천한 최종 후보자를 검토해 진행됐다”며 “박주호 위원은 후보자 압축 과정에도 동참했고, 이후 과정은 이임생 이사가 최종 결정한다는 것에 전달받고 동의했는데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게 의아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