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새 병원 건립 시급”
●정신 전남대병원장
지역거점국립대…정부 예타 통과 기대
서남권 중심 의료기관 역할 강화해야
지역의료발전 위한 정부 재정지원 필요
2024년 07월 09일(화) 10:19
취임 100일을 맞은 정신 전남대병원 원장이 전남대학교병원 새 병원 건립의 필요성과 효과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제공
“지역 거점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의 필수의료를 책임지게 하고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의료정책 방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전남지역 거점국립대병원인 전남대학교병원의 신축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정부의 정책적 방향을 고려해 반드시 통과돼야 합니다.”

정신 전남대학교병원장이 지난 1월29일 제34대 병원장으로 취임해 업무를 시작한 지 100일이 훌쩍 넘었다. 정 원장은 취임하고 이틀 후인 2월1일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을 증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어려운 의료상황 속에서 병원을 경영 중이다.

정 원장은 “정부가 지역 간 의료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역 거점국립대병원을 서울의 ‘빅5’ 병원 정도로 키우겠다는 정책에 적극 찬성한다”며 “이런 연장선에서 지난 4월 5일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대병원을 방문해 ‘지역 균형 발전을 하려면 의료 인프라가 튼튼해야 하기에 병동 신축 비용 7000억원 전액을 지역 필수 의료 특별회계로 지원하겠다고 그 자리에서 약속한 것과 마찬가지로 광주·전남지역 거점국립대병원인 전남대병원 신축 비용도 이에 상응하는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병원장에 취임하자마자 의료상황이 악화되는 등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취임 100일 소감은.

△먼저 의료상황이 해결되지 못한 채 장기화됨에 따라 이로 인해 병원 이용에 불편을 겪으시는 시민들은 물론 병원 의료진 및 직원들에게 송구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 힘든 상황이지만 지역거점병원이자 국립대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의료공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남대병원 직원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의료상황‘의 해결을 위해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나.

△이번 사태는 정부와 의사간에 신뢰가 깨지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가 전체적인 의료문제에 대한 의사들의 진정성을 무시하고 의사들의 의견을 정부가 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갔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현재까지 출구를 찾을 수 없는 강대강의 대치 국면으로 국민과 환자들이 피해보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이제 비상진료체제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필수의료는 어떻게 하든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집단 휴진에 따른 외래진료와 수술 일정이 미뤄지면 연쇄적인 파탄이 예상된다. 현재 의정사태는 흡사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와 비슷한 상황이다. 국민과 환자들을 생각해 양측 모두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또 미래의료를 위한 상설 대화체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정부도 의료계도 한걸음 물러서는 게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전남대병원 새 병원 건립사업이 추진 중이다. 왜 새 병원을 건립해야 하는가.

△전남은 도서지역도 많은 만큼 서울은 물론 광주까지 오려고 해도 수 시간 이상이 걸리는 곳도 많아 거리적으로도 의료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 특히 심뇌혈관질환, 소아, 중증외상, 응급환자 등 골든타임이 필요한 질환군은 서울까지 가기 어려운 만큼 지역에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에 전남대병원은 광주와 전남지역은 물론 전북 및 도서 벽지까지 아우르는 서남권 중심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에도 우수한 의료진의 역량이 뒷받침 되고 있는 만큼 현대적인 시설만 갖춰진다면 수도권으로의 환자 유출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병원 신축 비용 1조1438억원은 어떻게 조달할 계획인가.

△현재 기준으로는 국고 지원액이 약 3000억원 정도 된다. 이 금액은 현재 교육부의 국립대병원 지원 기준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전남대병원이 장기적으로 나머지 9000억원의 비용을 마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 병원이 수익을 내는데 신경을 써야 하므로 광주·전남지역의 의료발전은 지체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이미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을 수도권 ‘빅5’ 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전남지역 주민들은 전남대병원 신축 비용도 정부가 이에 상응하는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앞으로 신설하겠다고 밝힌 지역의료발전기금 등을 통해 지역거점병원 인프라 개선 및 지역 특성을 반영해 장기적인 투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과감하게 재정지원을 해 주길 바란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