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업무 강도 높은데”…지역 자치경찰 복지 ‘열악’
광주, 복지포인트 연 24만원 지급
전국 평균 43만원 대비 55% 불과
전남 38만원… 사기 저하 등 우려
시 “재정상 어려움 커… 내년 확대”
2024년 07월 03일(수) 18:10
경찰복지몰 누리집
광주·전남지역 일선 치안 현장 경찰관들에 제공되는 ‘자치경찰 복지포인트’가 전국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사기 저하 등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동기부여책 차원에서 ‘형평성에 맞는 복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일 광주시와 광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는 ‘2023년 광주시 회계 승인심사’를 통해 광주의 자치경찰 복지포인트가 연 24만원으로 전국 평균(43만원)의 5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국 18개 경찰청 가운데 최하위 수준으로, 가장 많이 받는 경기북부청(63만원)과는 약 3배 차이를 보였다. 전남의 자치경찰 복지포인트 역시 38만원으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자치경찰 복지포인트는 교통·여성청소년계 및 파출소·지구대 등 민생 치안과 밀접한 업무를 보는 경찰공무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전국적으로 도입됐다. 행정안전부에서 예산을 받는 국가경찰과 달리, 자치경찰은 지자체 예산을 사용한다. 광주는 지난 2022년부터 시 소속으로 운영, 올해 1956명에 포인트를 지급했다. 제공된 포인트는 △건강검진 △운동시설 △자기계발 △경찰복지몰 △기타 문화·레저 활동 등에 사용된다.

예결특위는 “자치경찰 운영이 각 지자체 형편에 맞춰 운영된다지만, 광주는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일선 경찰들의 사기 저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기진작’을 위해 도입된 제도 목적과는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전국 광역시 지급액을 비교해 보면 광주는 최하위다. 지역별 금액은 △대구 66만원(건강검진비 포함) △인천 60만원 △대전 50만원 △부산 30만원 △울산 30만원 순이다.

현장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타지역 전출자의 경우 복지포인트 차이가 하나의 이적 사유로 작용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북부경찰 관계자는 “민생 치안 업무 강도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 범죄 대응뿐만 아니라 지역 특성과 관계에도 신경 써야 한다”며 “그럼에도 보상은 적다. 국가직 선호도가 높은 이유다. 오죽하면 자치 사무를 보던 동료가 전출을 가면서 ‘같은 일을 해도 거기에서는 돈(포인트)이라도 더 받는다’고 했을까.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은연중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푸념했다.

경찰 노조 격인 직장협의회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박하윤 광주직협본부장은 “작년 자치경찰위에 ‘(포인트를) 30만원까지 올려달라’고 건의했었다. 그러나 광주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묵살했다”며 “지구대·파출소 근무자들은 신변 위험성이 높다. 앞서 남구 효덕지구대 경찰관들이 시민이 휘두른 흉기에 다치는 사건도 있지 않았나. 몇만원 오른다 해서 삶이 달라지진 않겠지만, 최소한 ‘고생한 보람은 있다’는 느낌은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치안 서비스를 위해 지자체가 세심한 보상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정규 호남대 경찰행정학과장은 “자치경찰은 ‘시민·현장 중심’의 사무를 집중 수행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러나 현재 마땅한 보상이 없다 보니 동기부여가 크지 않다”며 “다른 시도에선 건강검진권을 주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결국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데, 광주는 다소 소극적이다. 사기진작 등을 위해 ‘형평성에 맞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재정적 문제로 복지 증진에 힘쓰지 못했던 것은 맞다”며 “내년 예산 집행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 (복지 여건을) 전국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노병하·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