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유전자·윤승태>해양학자의 환경일기 ‘서른한 번째 기록-해군과 해양’
윤승태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해양학전공 조교수
2024년 07월 02일(화) 17:57
연평도 해상에서 한국 측 해군 함정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민국 해군은 해상작전을 주 임무로 하는 대한민국 국군의 조직이며, 해군사관학교는 대한민국 해군과 해병대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사관학교이다. 해군사관학교는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남빈동 진해 해군기지에 위치한다. 해군사관학교에는 졸업 후 해군의 전문 인력 양성 계획에 따라 국내 외 우수대학 및 교육기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학위 과정 시절 필자가 속한 연구실에도 해양학 분야 석·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파견 교육을 온 해군 장교분들이 있었고 함께 연구도 수행했었다.

해군 위탁 교육생들 덕분에 해군에 관해 여러 방면에서 접해 볼 기회가 많았는데 특히, 진해 군항제 기간에는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해 보기도 했었다. 진해 군항제 당시에는 아쉽게도 교통 체증 때문에 해군사관학교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는데, 지난 5월9일 두 번째로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학위 과정 시절 연을 맺었던 해군 위탁 교육생분들 중 해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변 교수님께서 1학년 해군 사관생도 대상 기후 변화 강의를 요청해주신 덕분이었다.

강의 당일 자차로 대구에서 진해까지 이동했는데 이전 방문때와 달리 교통 체증 없이 아주 여유롭게 해군사관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문에 도착 후 변 교수님과 함께 입구에서 방문 신고를 하고 교정에 들어서니 어마어마하게 드넓은 캠퍼스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문에서부터 강의실까지 거리가 꽤 멀어 변 교수님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이동 중에 보이는 산과 바다, 바다 위 듬성듬성 위치한 섬들이 이룬 풍경이 가슴을 탁 트이게 했고, 이런 풍경 속에서 군복을 입고 훈련 중인 해군 장교들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살짝 뜨거워졌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해군사관학교 해양학과 건물이었다. 변 교수님의 오피스를 잠시 구경하고 재직 중인 해양학과의 교수님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해군사관학교 해양학과는 해군사관학교 이학처(기초과학과, 국방경영학과, 해양학과, 사이버과학과, 인공지능학과)에 속한 학과로 총 5인의 교수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양학과는 해양물리, 수증음향, 해양기상 등 해양학 전반에 대한 이해와 실무와 연계된 교육을 통해 해양 전문지식을 배양하고 이를 실제 작전에 활용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곳이었다.

이후 건물 몇 개를 더 지나 강의실에 도착해 드디어 1학년 사관생도들을 만났다. 필자가 강의 요청을 받은 교과목은 1학년 융합 기초/심화 과목 중 하나인 ‘하나뿐인 지구(소중한 바다)’였다. 필자가 준비한 발표 주제는 ‘기후 변화가 야기한 남극 해양의 변화’였고, 사관생도들이 생소하게 느낄 남극의 특징에 관해 설명하고 최근 남극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 반응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1학년 사관생도들이 새벽 기상 후 오전 훈련과 빡빡한 강의 일정으로 피곤한 상태인데다 오후 3시 강의여서 학생들이 졸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사관생도들의 적극적인 강의 참여와 질문 덕분에 강의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필자는 전문연구요원으로 군복무를 대신했었기 때문에 실제 군대 생활을 한 것은 훈련소 4주가 전부이다. 이번 강의를 통해 해군 장교가 되기 위해 대학 1학년부터 군 생활을 하며 학업에도 열심인 사관생도들을 보니 새삼 대견하고 또 고맙게 느껴졌다. 또한, 해군력의 강화와 해양의 발전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미국의 해양학 분야가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 제일의 해군력 덕분이다. 실제로, 미국 해양학 분야에서 연구비 규모가 큰 연구 과제들은 미 해군 관련 과제인 경우가 많으며, 이는 학-군 간 협력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해군은 미 해군에 비하면 군사력 규모가 매우 작으며, 국내 육군의 군사력에 비해서도 약한 편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해군력 강화가 필수적이며, ‘작은 대양’으로 불리는 동해를 보유하고 있어 과학적으로 연구 가치도 높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해군의 발전이 해양학 분야의 발전임을 알고 앞으로 해군사관학교와의 강의와 연구 교류 그리고 협력과제 개발 등에 힘쓰고자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