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 부작용 심화시키는 ‘사교육 열풍’
위장전입·과밀 등 이슈 다양해
2024년 07월 01일(월) 17:18
광주 봉선동은 서울 대치동을 방불케 하는 ‘사교육 1번지’다. 초·중·고교생 대상 학원만 291곳으로 광주 최다 학원 밀집지역이다. 봉선동 거주 학생 뿐 아니라 타 지역구 학생들까지 원정수업을 받기 위해 몰려든다. 뜨거운 교육 열기에 봉선동은 집값 상승, 위장 전입, 과밀 학교 등의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로 넘쳐난다.

전남일보는 1일 ‘호남사교육 1번지-광주 봉선동 대해부’를 통해 봉선동을 상징하는 사교육 광풍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가히 충격적이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불법 사교육부터 학교 정규수업을 마치고 오후 10시까지 이어지는 학생들의 사교육 일상은 상식 밖의 교육열이다. 광주 봉선동의 사교육 열풍은 전국 최다 사교육비 증가율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위장전입과 과밀학교라는 부작용도 부추긴다. 관내 초등학교 중 과밀학교는 조봉초와 불로초 2곳이다. 이들 학교 모두 봉선동에 자리한다. 한 학급당 학생 수는 28명을 초과하면 과밀로 보는데 이들 학교가 이에 해당한다. 과밀 원인으로는 교육을 위해 부모 한명이 봉선동으로 주소지를 옮기는 위장전입이 꼽힌다. 봉선동이 ‘광주의 대치동’으로 평가 받으면서 집값 상승도 이어졌다. 봉선로를 경계로 남쪽인 일명 ‘봉남’은 작은 대치동, 광주의 8학군, 사교육의 성지, 전문 직업군(의사·법조인·기업인 등) 밀집 동네로도 유명해졌다. 집값은 물론 전셋 값 조차 웬만한 중산층이라 해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교육은 미래세대를 위한 중요한 투자다. 하지만 어른들의 지나친 교육열에 꿈과 미래를 아이들에게 주기는커녕, 고통만 주고 있다. 자본에 의해 특정지역에 치우친 사교육 열풍은 많은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 계층 간 격차로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은 이젠 구시대적 유물로 전락했다. 사교육 열풍을 잠재우지 않는다면 교육 부작용은 더욱 심화 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봉선동 일대 소아정신과에는 교육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로 인해 매일 오픈 런을 하는 모습이 일상화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