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젊은 예술가와 비평가의 만남
21일까지 산수미술관 ‘틴들-효과’
조선대 시각문화큐레이터서
10년 후 빛날 작가 9인 선정
비평가와 1:1매칭 평론 감상
자연·성소수자 등 주제 다양
2024년 06월 17일(월) 14:00
권예솔 작 누군가의 정원. 산수미술관 제공
강희성 작 Explorer. 산수미술관 제공
산수미술관은 지역 예술계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는 청년작가와 비평가가 모인 기획전 ‘틴들-효과’를 오는 21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조선대학교 시각문화큐레이터 전공 4학년생이 모여 ‘10년 이후에도 빛날 작가’ 9명을 선정하고 작가와 비평가를 1:1 매칭해 준비한 자리다.

전시에는 강희성, 김미지, 권예솔, 나지수, 수우림, 유초원, 이동구, 윤성민, 최정우 등 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작은 총 13점으로 작가별로 준비된 9개 비평문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제목 ‘틴들-효과(Tyndall-effect)’는 빛의 산란으로 특정한 색이 도드라져 보이는 현상이다. ‘틴들-효과’는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한 줄기의 빛처럼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빛을 발하는 청년 작가와 비평가를 대변한다.

9인의 작가는 인간관계, 자연과의 공생, 인간의 욕망, 동시대 사회 문제, 성소수자, 편견 등 우리 삶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주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 점은 삶 속 다양한 이야기를 젊은 비평가의 시선으로 풀어나갔다는 것이다. 젊은 시선으로 표현한 시각 예술을 청년 비평가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해 나간다.

강희성 작가의 ‘Explorer(탐험가)’는 인간의 욕구를 커피와 소금 등 독특한 재료를 활용해 표현한다. 류시원 비평가는 강희성 작가의 작품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집중해 평론을 작성했다.

김미지 작가의 ‘이면’ 연작은 회화와 조각을 결합한 부조 형태의 작품이다. 평평한 화폭에 유독 도드라지게 새겨진 부분은 작가의 감정을 담은 작품 일기와 같다. 최시온 비평가는 이 연작에서 조각을 결합하고 깎아내는 행위를 통해 일상적 고민과 심층적 고민을 인식하고 해소한다고 보고 평론을 작성했다.

권예솔 작가의 ‘누군가의 정원’ 연작은 반려식물을 주제로 실내 공간에 가득 차 있는 반려식물과의 교감을 통해 느낀 감정을 장지와 분채를 활용해 표현한다. 김어진 비평가는 해당 작품에서 식물과 사람의 공생관계에 집중해 평론을 작성했다.

나지수 작가의 ‘하루살이’는 다양한 인간군상과 그 관계를 수묵을 활용해 표현한다. 박영진 비평가는 작품 속 하얀 나신들이 만들어내는 동적인 움직임과 생명력에 주목했다.

수우림 작가의 ‘신체 조각’ 연작은 ‘편견’을 주제로 타인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유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최연우 비평가는 다양성 인정과 편견, 고정관념 극복에 집중해 평론을 작성했다.

유초원 작가의 ‘엉켜진 풀숲에서 발견한’은 마른 가지에 먹을 적셔 마른 수풀을 그려낸다. 이서진 비평가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마른 수풀에 대한 가치에 집중해 평론을 작성했다.

이동구 작가의 ‘엄살쟁이’, ‘회색은 없다’는 작가가 관찰자이자 경험자로서 동시대에 나타나는 문제를 바라보며 비정형적인 인물로 표현한다. 나지우 비평가는 작품 속 비정형적인 인물에 집중해 이들이 내포한 이야기에 주목했다.

윤성민 작가의 ‘자유를 향한 여정’에는 ‘투박한 보통의 삶’을 주제로 작가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전세진 비평가는 ‘투박한 발의 형상을 얼굴로 한 인물’의 다양한 표정에서 보이는 감정과 분위기에 집중해 평론을 작성했다.

최정우 작 거울 앞에서. 산수미술관 제공
성소수자인 최정우 작가의 ‘거울 앞에서’는 ‘Yato’라는 자신의 페르소나와 같은 캐릭터를 창조해 자신의 이야기를 대입시켜 혼란감과 사회적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다. 오혜성 비평가는 이에 ‘야토는 사회적 차별과 편견 그리고 그에 따른 억압에 대해 가장 고요하지만, 우렁찬 예술적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산수미술관은 동구 산수동에 있다. 전시 관람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