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115>거리의 소에게 말을 걸다
박하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2024년 06월 13일(목) 17:22 |
어떤 이는 이곳에서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자신에게 다짐하고 왔다지만,
나는 그 당차고 무서운 다짐에 놀라울 뿐
그저 만나고 떠나고 하면서 흘러 다녔다.
여행이 별것이던가
새로움과의 만남이 이어지고
그 속에서 내 안의 우주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결코 헛되지 않은 시간일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서로가 잘났다고 난리다.
그러나 그 잘난 것들이 모여서
이 세상의 주인인 양
푸른 별 하나를 좀먹고 있으니...
이 철학의 땅에 들어 온 김에
뭐라도 하나 얻어가고 싶은 마음에
거리의 멋쟁이 소 한 마리와 만남을 기록하고
이름과 주소를 물어봐야 하는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