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인근 임시 승강장, ‘이동약자’ 불편·불안 가중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장기화
경사진 보도블록 장애인 탑승 불편
市 “도로포장 올해 말 끝날 예정”
시민, 안전 사고 우려 ‘한목소리’
2024년 06월 12일(수) 18:37
12일 광주 남구의 한 임시 버스 승강장은 높은 경사와 보도블록으로 인해 장애인 탑승객들의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건호 기자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3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임시로 조성된 일부 버스 승강장에서 휠체어를 탄 이동약자들이 승하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스가 정차하는 도로와 인도 사이 경사로가 심하고 경계용 보도블록도 높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동약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착공한 도시철도 2호선 공사 현장 인근에 임시 버스 승강장 23개소(동구8, 서구6, 남구8, 북구1)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이 중 양림휴먼시아 1차~남광주농협 공사 구간을 지나는 도로와 임시로 조성된 버스 승강장을 이용 중인 시민들은 승하차 시 불편함과 지하철 공사로 기울어진 도로의 사고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12일 남광주역 임시 버스 승강장에서 만난 박재용(64)씨는 “버스를 타고 양림휴먼시아1차~남광주농협 구간을 지날 때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추후 출퇴근 시간, 등하교 시간에 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난다면 그야말로 대형 압사 사고이자 예견된 인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남광주농협 임시 버스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태훈(25)씨는 “육안으로 보기에도 장애인들이 탑승하기에 매우 불편해 보인다”며 “승차 구간의 보도블록 1~2개만 빼내면 쉽게 해결될 일 아니냐”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광주시가 현장을 찾아 도시철도건설본부와 개설 방안을 검토해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기사들도 차량 이동에 어려움이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시내버스 기사 A씨는 “양림휴먼시아1차~남광주농협 구간을 운행할 때마다 탑승객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운전할 때도 더욱 집중해서 조심스럽게 살펴야 하는 등 많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광주시는 이동약자들의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함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사 현장으로부터 승객과 버스, 차량의 안전을 위해 적절한 거리에 세워둔 게 임시 버스 승강장인데 교통 혼잡과 승객들의 불편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건 인지하고 있다”며 “문제되는 임시 승강장에 평탄 작업을 해 휠체어를 탄 이용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곧바로 시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 기사들한테도 해당 구간을 운전할 때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 버스 운영과 승객 탑승에 차질이 없도록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들과 만나 문제점을 확인하고 협의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도로 원상복구 후 승강장도 함께 원상복구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토목공사 후 건축공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도로포장이 끝나면 승강장도 원상복구된다. 도로 원상복구는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가능할 걸로 예상한다”며 “공사 구간마다 차이는 있을 이다. 공사가 수월한 구간은 올해 10월부터 연말 사이 도로포장을 끝내겠지만, 늦어지는 구간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로포장 전 불편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미 교통체증과 임시 버스 승강장 이용 편의 지적 등이 나오며 시민의 불편은 가중된 실정이고 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인해 혼잡해진 도로 노선과 불안정한 도로포장 상태는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도시철도건설본부 측은 교통 불편이 가중되는 현 상황에 대해 광주시와 조율해 완만한 해결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 연석을 설치해 도로 고지가 높아졌다. 보도블록이 원래 높은 위치에 있던 게 아니라 공사가 진행되며 도로에 경사가 지기 시작했다"며 "현재 광주시에 폐쇄된 곳을 빼면 21~22개의 임시 버스 승강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민원이 제기된 만큼 모든 임시 버스 승강장을 시와 함께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의 편리한 미래 교통수단을 위해 시민들께서도 조금 더 협조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광역권 최초의 순환선’인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는 1단계(광주시청∼광주역 17.06㎞) 6개, 2단계(광주역∼광주시청 20.046㎞) 8개 등 총 14개 공구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3단계(백운광장~효천역·4.8㎞)는 착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로, 올해 12월 나올 용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단계는 2026년, 2단계는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단계에 포함된 7공구·10공구 사업이 최근 4차례나 유찰돼 사업자를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어 2023년 개통 예정이었던 1단계 공기가 3년가량 늦춰진 데다 지난해 12월 공사에 들어간 2단계 구간도 2029년 개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사진=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