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웅컬렉션으로 만나는 한국추상미술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한국미술 대가 27명의 명작들
회화·판화·에뽀끄 아카이브 등
박서보·김창열·윤명로 작 감상
2024년 06월 09일(일) 12:50
윤명로 작 얼레짓.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광주시립미술관은 한국추상미술의 주요 작가와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 ‘하정웅컬렉션으로 만나는 한국추상미술’을 오는 8월 15일까지 하정웅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추상미술 작가는 박서보, 김창열, 윤명로 등 27명이다. 전시 출품작은 20세기 중후반 한국미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 작품으로, 한국추상미술의 명작을 감상할 수 있다.

광주에서 재일동포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한 하정웅 명예관장은 1980년대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 전시인 ‘한일현대미술전’에서 박서보 등 한국추상미술 작가를 만났고, 40년의 만남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재일동포인 하정웅명예관장이 한국을 방문할 시기에는 한국의 추상미술 작가 작업실을 방문하고 작품을 수집했으며 이 작품들을 미술관에 기증했다.

추상미술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하정웅컬렉션으로 만나는 한국추상미술’은 예술가의 자율성,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데 기여한 한국을 대표하는 추상미술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이다. 이와 함께 호남 추상미술을 전개하고 발전시킨 중요한 작가의 작품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박서보 작 묘법.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전시 구성은 ‘단색화 전통’, ‘추상미술의 다양화’, ‘1세대 추상미술’, ‘광주추상미술과 에뽀끄’ 등 주제별로 나눠 한국추상미술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단색화 전통’은 1970년대부터 박서보, 윤형근, 하종현 등이 전개한 모노크롬 추상미술에 관한 내용이다. 모노크롬 추상미술의 특징은 대상의 구별을 없애고 화면을 하나의 평면으로 취급했으며, 그 안에서 한국적 정체성을 추구했다. 하정웅컬렉션 모노크롬 작가로는 김종일, 김진석, 박서보, 윤형근, 정상화, 정영렬, 최명영, 최종섭, 하종현, 허황 등이 있다.

‘추상미술의 다양화’는 1960년대 후반 이후 다양한 미적 개념과 표현 양식으로 추상미술을 전개한 한국 아방가르드 작가에 관한 전시이다. 이들 작가 중 1920년대 이전 출생한 ‘1세대 추상미술’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한국추상미술의 깊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한국추상미술의 다양한 양식을 전개한 하정웅컬렉션 추상미술 작가로는 김창열, 문신, 이두식, 이성자, 이항성, 우제길, 윤명로, 이세득 등이 있다.

‘광주추상미술과 에뽀끄’는 한국추상미술 전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 추상미술 작가에 대한 전시이다. 특히 호남 추상미술을 이끈 미술 단체인 에뽀끄에 관한 아카이브를 전시해 호남과 광주추상미술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했다. 출품작은 한국과 호남 추상 화단의 선구자인 양수아, 강용운을 비롯해 에뽀끄를 중심으로 활동한 김용복, 김종일, 우제길, 장지환, 최종섭, 최재창 등의 작품을 전시했다.

김준기 광주시립미술관장은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 중심으로 한 한국추상미술 작가 전시를 통해 시민에게 미술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예술가가 모이고 활동한 예술의 고장 광주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과 예술가를 사랑한 하정웅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이 시민에게 행복을 전달한 진정한 메세나 정신을 알릴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