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 봄 축제 새바람… 특색있는 콘텐츠 ‘한가득’
길동무 축제 ‘뮤직 페스티벌’ 첫선
축제의 무게중심 ‘꽃’에서 ‘문화’로
잔디밭 조성 관람 최적 환경 제공
음악축제·피크닉 접목해 관객 호평
김 군수 “부족한 점 보완 브랜드화”
2024년 06월 06일(목) 14:33
지난달 24일 장성 황룡정원잔디광장에서 열린 '뮤직페스티벌'에 수 많은 관람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길동무 꽃길축제에는 축제기간 포함 5월에만 30만명의 관람객들이 찾았다. 장성군 제공
지난 5월 24~26일 열린 장성군 황룡강 길동무 꽃길축제가 특색있는 콘텐츠로 관람객들을 사로잡아 봄 축제 차별화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한 ‘뮤직 페스티벌’ 콘텐츠는 황룡정원에 잔디밭을 조성해 방문객들로부터 공연 관람에 최적이라는 호평을 얻어냈다. 계절꽃이 식재된 행사장 일원 야경 체험도 인기몰이를 하며 스트레스 없는 축제로 자리매김됐다는 평이다. 군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뮤직 페스티벌이 장성만의 대표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주력할 계획이다.

●뮤직 페스티벌 성공적 ‘첫걸음’

지난달 24일 축제 첫날 황룡정원 잔디광장 일원에 1만여명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장성군 제공
그동안 길동무 꽃길축제는 황룡강 가을꽃축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강변 따라 걸으며 계절꽃을 감상한다는 핵심 콘텐츠가 같고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가을꽃축제가 월등히 앞서다 보니 깊은 인상을 남기기 어려웠다.

기후 변화가 잦은 봄에 계절꽃에만 기대어 축제를 연다는 것도 위험 부담이 있다. 꽃을 식재하는 비용이 다른 축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대다수의 방문객에게 고른 호응을 얻을 수 있지만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타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따라 할 수 있다는 건 약점으로 꼽힌다.

장성군이 봄 축제 차별화를 위해 선택한 방법은 계절꽃에 치우쳐 있던 무게를 덜어내고 그 자리에 ‘문화’를 덧입히는 것이었다.

군은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뮤직 페스티벌’을 길동무 꽃길축제의 핵심 콘텐츠로 내걸었다.

올해 축제를 시작으로 차후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찾는 페스티벌로 성장하기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

‘뮤직 페스티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연에 적합한 공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에 장성군은 옛 공설운동장 부지를 야외 공연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평평한 흙바닥을 돋우고 계단식의 반원형 잔디밭을 조성해 관객이 무대를 중심으로 둘러앉을 수 있도록 했다. ‘황룡정원 잔디광장’으로 거듭난 이곳은 어디서든 충분한 시야와 양질의 음향이 확보돼 만족도가 높았다. 저녁시간에는 음악분수에 황룡강 야경까지 더해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뮤직 페스티벌의 ‘코어’라 할 수 있는 공연의 수준도 높았다. 축제가 열린 황룡정원 잔디광장에만 1만여 명이 방문해 뮤직 페스티벌을 함께 했다.

폴라로이드, 비아스, 윈디캣, 정수민, 이종민의 무대에 이어 본공연 시작은 싱어송라이터 김수영이 맡았다. 일렉기타 연주와 함께 재즈와 펑키, 팝을 넘나드는 감성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장성군은 축제장 주변에 개화시기가 긴 코스모스, 해바라기 등을 식재해 기후 변화에도 대응 했다. 장성군 제공
이어진 4인조 밴드 ‘소란’의 공연은 서정적인 발라드로 시작해 특유의 신나는 밴드 음악을 앞세워 정점을 향해 달려갔다. 탤런트 전소민과 함께 불러 유명한 ‘이제 나와라 고백’을 깜짝 앵콜곡으로 선사해 객석 분위기를 더욱 달콤하게 만들었다.

뮤직 페스티벌의 클라이막스를 맡은 ‘10CM’ 권정열은 능숙한 무대 매너와 음원을 뛰어넘는 라이브 실력으로 대다수의 관객들을 팬으로 만들었다. 공연이 끝나갈 무렵에는 앵콜 요청에 어쿠스틱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아메리카노’, ‘스토커’ 등 히트곡을 메들리로 들려줘 페스티벌의 대미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무대앞 상생 감동석 매진 '열기'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뮤지션들의 공연 소식에 많은 팬들이 장성을 찾은 점도 눈길을 끌었다. 장성에서 5만원 이상 소비하면 앉을 수 있는 무대 앞자리 ‘상생감동석’을 차지하기 위한 열기가 자못 뜨거웠다. 팬들은 하루 일찍 장성을 방문해 음식점과 상가를 이용하고 밤새 축제장을 지키는 등 ‘팬심’을 제대로 보여줬다.

장성군 황룡강 길동무 꽃길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이 북캠프닉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성군 제공
장성군이 정성들여 조성한 ‘황룡정원 잔디광장’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여유롭게 앉아 가수들의 음악을 듣고, 지인들과 음식을 먹는 모습이 ‘음악 축제와 피크닉을 접목한다’는 취지를 잘 살렸다는 평이다. 무대 뒤편 음악분수도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했다.

스트레스 없는 축제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잔디광장 어디서나 돗자리만 펴면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자리 걱정이 없었다. 넉넉하게 마련된 주차공간 덕에 차량 이동도 수월했다.

이밖에 오랜 기다림 끝에 공개된 황미르 플레이랜드와 힐링허브정원, 펫문화존, 북캠프닉존 등 구획별로 마련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황룡강 대표 봄꽃인 꽃양귀비, 금영화에 더해 개화시기가 긴 코스모스, 해바라기를 심어 기후 변화에 대응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총30만명 방문 …내년 규모 확대

올해 장성 황룡강 길동무 꽃길축제를 찾은 방문객 수는 총 11만 3300여 명이었다. 봄꽃 개화 시기 이후 방문까지 합산하면 총 30만 명 규모다. 많은 발길이 황룡강으로 향했지만 향토음식점이 단 3곳뿐이었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축제 규모에 맞춘 선택이었지만 다음 축제 때에는 먹거리 선택지를 늘리고 메뉴 선택 등 미흡한 점들을 보완해 지역 대표 축제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야외 공연장 콘셉트를 감안하더라도 관람석에 그늘막이 설치되지 않은 부분은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반원형 잔디밭을 따라 뮤직 페스티벌의 정체성을 디자인한 그늘막을 설치한다면 시각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올해 길동무 꽃길축제에서 첫선을 보인 ‘뮤직 페스티벌’을 장성 봄 축제의 새로운 브랜드로 정립해 나갈 방침이다”며 “부족한 점을 세세하게 살피고 보완해 내년에는 더 즐겁고 감동적인 페스티벌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장성=유봉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