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향기·이미경>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이미경 사)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 원장
2024년 06월 06일(목) 13:58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청소년의 꿈을 모아,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친구의 손 맞잡고...” 소태골 청소년요람에 청아하고 힘찬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이 창립27주년을 맞이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학생운동을 했던 친구들이 모여 맥지회를 만든 지 40년이 되는 해 이기도 하다. 살아남은 자들의 몫으로 위기 청소년을 구하고자 한겨울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싹을 띄우는 보리와 같은 강한 생명력을 지닌 청소년을 키워내고자 이름을 ‘맥지’라 하였다. 그렇게 십시일반 모아 미인가 대안학교를 만들어 2001년부터 운영하면서 학교밖청소년의 자립을 도왔다. 2005년에는 가정밖 여성 청소년 쉼터를 개소하여 수많은 아이들이 쉼을 통해 건강한 성장을 도왔다. 기념식을 간소화하고 ‘맥지가’를 함께 불러보았다. 가사가 너무 아름다워 읽기만 해도 힐링이 되고 가슴 따뜻해지는 곡이다. 수년전 이강래이사장님이 흥얼거리던 노래를 채보해서 다듬어 만들었다. 그리고 함께한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한번 잡은 손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면서 “사나운 파도 바다라도 어기어차 건너주자..”힘찬 소리로 노래를 하면서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고 손을 맞잡았다. 힘들지만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는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쉼터에서 3년을 생활하고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아이가 눈시울을 붉혔다. 유난히 사고도 많이 치고 힘들었던 청소년시기를 잘 이겨내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립과 취업, 그리고 미래를 얘기할 때 너무나 사랑스러워 꼭 안아주었다.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혼자 힘들게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더욱 굳게 다짐하였다. 최근 자립한지 8년 만에 너무도 힘든 삶을 마감한 사례가 있었다. 우리 모두 이제는 잘 살고 있겠거니 생각하고 있는 사이 아이는 지치고 버틸힘을 잃고 생을 마감한 것이다 .

아! 애통하고 또 애통하다. 아이들 지키미 ‘키퍼’를 만들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전문적으로 재능을 기부하고 대학생으로 구성된 전문 멘토단과 정서적 지원그룹이 함께 하게된다. 자립을 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속에 키퍼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뜻을 같이 하겠다고 해주었다. 내 호가 ‘자봉’이요, 하면서 언제든 데려다 쓰라는 김정아 선생님, 우리가 힘을 모아 기도하고 최선을 다하자고 지인들을 설득해주는 이을용회장님, 두 말이 필요 없게 팔을 걷어 부쳐준 멋진 동생 성원이.. 힘이 솟는다. 친구처럼 언니, 오빠처럼 함께 해줄 대학생 키퍼단의 활동은 아이들에게도 키퍼단에게도 성장의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다. 20여년전 서울의 난지도에서 ‘희망돌이’를 키워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만들어낸 사례가 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꿈을 꿀 수조차도 희망도 보이지 않던 아이들을 7~8년씩 정서적, 학습적, 문화적 지원을 통해 꿈을 키울 수 있게 해주었던 목사님과 교회청년들의 봉사는 아이들의 인생과 부모까지 바꿔 놓았다. 지금 우리 곁에 필요한 일인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열심히 꾸준하게 하여야 하겠다.그 동안 준비해온 것들을 6월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나라에서 해주는 지원보다 사각지대에 놓여 진 아이들이 더 많다. 버팀목이 되 주어야한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경제적 자립과 정서적 자립을 할 수 있게 해야 하겠다. 그리고 훗날 본인이 키퍼가 되어줄 수 있어야하겠다.

요즘 경제가 많이 어렵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현실에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청소년이다. 가정 경제가 흔들리고 사회전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도 아동.청소년이다. 어른들이 잠깐 흔들리는 사이에 아이들은 상상하기 힘든 공황상태에 이를 수 있음을 우리 모두 명심하고 아이들 지키기에 나서야하겠다. 늘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해주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사명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해 떨어져 어두운 길을 서로 서로 일으켜주고, 가다 못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