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결코 소홀해선 안될 학교급식 근무환경
도의회 교육위 지원 조례 통과
2024년 06월 04일(화) 17:29 |
이번 조례안은 급식실 종사자들의 절박한 요구와 직종 간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1년간 토론과 조정을 거친 결과라고 한다. 종사자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근무환경 개선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학교급식실은 ‘죽음의 급식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동환경이 열악했다. 고온 다습한 환경과 음식조리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 등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근로자 가운데 폐암환자들도 속출했다. 지난해 전남에서는 2190명 노동자가 검진을 받았고, 이 중 2명이 폐암으로 확진 됐다. 22명은 폐암 의심 소견이 나왔다. 최근 5년 새 조리 과정에서 손가락 절단 사례도 6건에 달했다.
열악한 급식실 환경 탓에 근로자들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지만 교육당국의 대처는 늘 사후약방문식이다. 급식실 노동자들의 높은 폐암 발병률에도 지난해 각 시·도 교육청 점검결과 전체 학교의 94%가 환기시설 설비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가락 절단 사고가 잇따르자 양념분쇄기의 위험성 해소를 위해 재료 손질이 필요 없는 김치완제품 사용을 권장하도록 교육청에 건의했으나 이 또한 말뿐이었다.
이제라도 조례를 만들어 학교 급식 근무환경 개선에 나선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지만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동안 급식실 종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한 국가나 교육당국에 원망이 크다. 급식실 환경은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곳이다. 급식실 종사자들의 헌신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학교급식실 근무환경 개선 노력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