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타석 3루타’ 변우혁 “재밌고 마음 편하게 하고 있다”
지난 25일 1군 전격 콜업
직후 5경기서 4할 맹활약
KIA 34년만 연타석 3루타
이범호 “좌투수 상대 중용”
2024년 05월 29일(수) 16:36
KIA타이거즈 변우혁이 지난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8차전 3회말 2사 1·2루에서 적시 2루타를 때리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 변우혁(24)이 타선의 새로운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홈런과 장타율, 출루율 등 공격 지표가 모두 상위권에 오르며 지난 25일 1군 콜업 후 5경기에서 4할 타율을 기록, 팀 타선에 새 활력소가 되고 있다.

변우혁은 지난 28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7차전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루타를 때리며 KIA의 11-8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변우혁은 이날 3루타로 KIA에서는 34년 만의 연타석 3루타(종전 1990년 이호성)를 터트렸다. KBO 리그에서도 지난 2022년 김혜성(키움히어로즈) 이후 2년 만이다. 변우혁은 앞서 지난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시즌 9차전 5-1로 앞선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루타를 때린 바 있다.

변우혁은 최근 자신의 타격감에 대해 “작년 마무리 훈련에서부터 스윙에 조금 손을 댔는데 점점 몸에 익으면서 좋아진 것 같다”며 “2군에서 마음 편하게 시즌을 시작한 게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KIA타이거즈 변우혁이 지난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8차전 3회말 2사 1·2루에서 적시 2루타를 때린 뒤 달리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변우혁은 올해 퓨처스리그 30경기에서 타율 0.333(90타수 30안타)으로 26타점 15득점을 생산했다. 특히 콜업 후인 지난 28일까지도 타점(2위)을 비롯해 홈런(6개·공동 3위)과 장타율(0.567·3위), 출루율(0.470·1위) 등 타격 지표가 대부분 상위권에 올랐다.

그는 “2군에서는 손승락 감독님과 코치님들 모두 마음을 편하게 해주신다”며 “초반에 좋은 감각이 만들어지면서 계속 유지해야겠다 마음먹은 것이 어느 정도 요령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퓨처스리그에서 뛰면서 가장 집중한 부분이 마인드 컨트롤과 스윙이다. 타격감을 유지하기 위해 마음을 편하게 먹고, 기술적으로는 가볍고 간결한 스윙을 만들었다.

변우혁은 “1군에 올라가도 더 잘하려고 욕심부리지 말자고 생각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던 대로만 하자고 했다”며 “스윙은 공이 배트 중심에 맞으면 충분히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간결한 스윙을 계속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랜더스와 더블헤더에서는 특별 엔트리로 잠시 1군에 콜업되기도 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으나 2차전에 대타로 나서 안타를 때리며 첫 안타를 신고했다.

변우혁은 “(김)현수랑 같이 광주로 오면서 어차피 하루 있다 오는 거 재밌게 하고 오자고 얘기했다”며 “결과는 아쉬웠지만 과정이 좋았다. 똑같이 하던 대로 하자고 생각했던 게 2차전 안타로 나온 것 같다”고 회상했다.

KIA타이거즈 변우혁이 지난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9차전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때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변우혁은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로 잠시 1군에 다녀온 뒤에도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했고 결국 이범호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 감독은 좌완 선발이 나오는 경기에 우타자들의 필요성을 감안해 변우혁을 중용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더블헤더 때는 조금 긴장됐는데 이번에는 급하게 광주로 오면서 생각할 겨를 없이 정신없었다”며 “타이밍을 맞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너무 늦거나 빠르지 않게, 배트가 나갔을 때 제 포인트에 공이 와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경 쓰는 부분이 바뀌면서 타구 질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올 시즌 안타 6개가 문승원(SSG랜더스)과 브랜든, 김호준, 이영하, 이병헌(이상 두산베어스), 신민혁(NC다이노스) 등 쟁쟁한 투수들을 상대로 나왔다.

변우혁은 “타이밍이 좋아지니까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수싸움한다고 변화구를 노리면 직구를 손댈 수 없을 정도로 타이밍이 늦는다. 직구 타이밍에 나가면 맞출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빠른 타이밍에 준비했다”고 복기했다.

그의 올 시즌 목표는 확실하지 않다. 구체적인 목표를 잡고 이에 얽매이기보다는 마음 편하고 여유 있는 상태에서 주어진 기회에 충실하며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다.

변우혁은 “마음 편하게 여유 있게 생각하려고 하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하던 대로 재밌게 하고 마음 편하고 여유 있게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팀에 힘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