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들 올바른 역사관 확립 노력할 것”
●광주시교육청 ‘교원역사탐방’
경남 남해·통영·부산 2박3일 일정
이순신 유적지·민주역사공원 방문
“교과 연계 다양한 역사인물 소개”
2024년 05월 27일(월) 17:59
광주지역 초·중·고등교원 30여명이 남해 이순신 순국공원에 위치한 첨망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첨망대는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노량해전의 공을 기리기 위해 1991년 2월 건립됐다.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장이 남해 충렬사에서 이순신 장군의 영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해 충렬사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광주지역 일선 교육 현장 교사들이 미래세대들에게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항일 유적지 탐방에 나섰다.

전남일보 주최·주관, 광주시교육청,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후원하며 (사)전일엔컬스와 남도역사연구원 협업으로 이뤄진 ‘2024 광주교원 항일독립운동 역사탐방’이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 동안 경남 남해·통영·부산 일원에서 진행됐다. 역사탐방에는 광주지역 초·중·고 교원 30여명이 참여했다.

탐방에 참가한 교사들은 왜적의 침입으로부터 조국을 지켜낸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인 경남 남해 이락사, 통영 제승당 등을 둘러봤다. 이외에도 부산 민주역사공원, 강제징용역사관, 유엔기념공원 등을 찾아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 원장의 꼼꼼한 현장해설로 당시 역사를 학습하고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참여 교사들은 탐방을 통해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역사 인물들을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3·1운동’ 등 특정 월별로 역사주제를 정해 학습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이순신 장군 임진왜란 발자취 살펴

광주지역 교원들은 24일 남해로 이동해 첫날 △이락사 △첨망대 △충렬사 △제승당·세병관 등을 찾았다.

이락사는 노량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순국하신 뒤 처음으로 장군의 유해를 육지로 옮겼던 곳이다. 장군이 순국한지 234년이 지난 1832년 장군의 8대손인 통제사 이항권이 충무공의 나라를 지키려는 마음가짐을 기리는 높이 187㎝·폭 75.5㎝·두께 22㎝에 달하는 유허비를 세웠다. 1973년 6월 사적으로 지정돼 관음포 이충무공전몰유허라고 부르게 됐다.

첨망대는 이순신 장군이 순국하신 곳에 공덕을 기리기 위해 2층 팔작지붕 형태로 1991년 2월16일 건립됐다.

광주지역 교원들이 지난 24일 통영 세병관을 찾았다. 통영 세병관은 전라도·충청도·경상도 등 3도 수군을 총괄지휘한 사령부다.
‘승리를 만드는 집’을 의미하는 한산도 제승당. 이순신 장군은 제승당에서 부하들과 작전 계획을 세웠다
충렬사는 1973년 6월11일 사적으로 지정됐다. 충렬사에는 사당, 재실, 비각 각 1동과 내삼문, 외삼문 등이 있다. 사당 뒤편에는 당시 6개여월간 이순신 장군의 임시묘로 사용됐던 곳이 가분묘로 남아있으며 6개월 이후 충남 아산에 영구히 모셔졌다.

제승당은 이순신 장군의 사령부가 위치한 곳이다. 장군은 제승당을 본거지로 삼아 당포해전을 승리한 뒤 왜적과 3번 접전해 섬멸시키고 해상권을 장악하며 적의 해상보급로를 차단해 적의 사기와 전의에 큰 타격을 입혔다.

광주지역 교원들이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장으로 부터 정운 장군 순의비에 대해 설명을 듣고있다. 정운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녹도만호로 부임해 이순신 부하로 옥포·당포해전을 지원했다
세병관은 충청도·전라도·경상도 등 3도 수군을 총괄 지휘하는 사령부 역할을 한 곳이다.

첫날 찾은 탐방지는 모두 이순신 장군과 연관성이 높다.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 원장은 “이락사, 첨망대, 충렬사 등 유적지는 모두 이순신 장군과 연관된 곳이다. 1591년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도수군절도사에 임명된 후 임진왜란을 맞아 준비한 전력으로 첫 해전인 옥포를 비롯해 함포, 적진포, 사천, 안골포 등 수많은 해전에서 연전승을 거뒀다. 1593년에는 전라좌수사 겸 초대 삼도수군통제사가 돼 한산도에서 일본군의 서진을 막는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이어 “장군은 수많은 해전을 치른 뒤 1598년 12월 16일 노량해전에서 적을 크게 물리쳤으나 적탄에 맞아 54세에 전사했다. 이순신 장군은 무장이었으나 유학을 겸비한 학자이기도 했다. 난중일기, 서간첩 등을 저술해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참군인으로써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장이 부산민주공원에서 4·19 민주혁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민주공원은 부마민주항쟁 20주년 기념일인 1999년 10월16일 문을 열었다
● 일제 강제 동원·민주화 역사 학습

탐방 이틀째인 25일에는 통영 윤이상 기념관에서 그의 생애와 음악세계를 살펴본 뒤 부산으로 이동해 부산 중구 영주동에 위치한 민주공원을 찾았다.

부마민주항쟁 20주년 기념일인 1999년 10월16일에 개관한 민주공원은 4·19 민주혁명과 민주항쟁·6월 항쟁으로 이어져 온 시민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이어 국립강제징용역사관과 유엔기념관을 방문했다.

국립강제징용역사관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인권·정의를 재정립하기 위해 건립됐으며 유엔기념관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로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 1월 전사자 매장을 위해 유엔군 사령부가 조성한 곳이다.

징용역사관과 유엔기념관에서 탐방단들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역사의 진실을 학습하고 한국전쟁 당시 파견된 16개국과 5개국 의료지원단 장병들의 자유·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희생과 노고를 추모했다.

● 교사들 “다양한 역사인물 소개”

탐방 마지막날인 26일엔 정운 장군 순의비를 찾았다. 정운 장군은 1543년 해남에서 태어나 임진왜란이 발생하자 녹도만호로 부임해 여수 전라좌수영인 이순신 장군 부하가 됐다. 옥포·당포해전 등에 출전해 공을 세웠으며 1592년 9월 부산포해전에서 전사했다.

밀양 영남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국내 3대 누각으로 꼽히는 진주 촉석루 방문을 끝으로 2박 3일간의 탐방이 막을 내렸다.

장경옥 광주중학교 교사는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장수라는 인식이 보편화돼있다. 이번 탐방으로 학자로서의 활동 기록도 발견하게 됐다”며 “임진왜란 국란을 극복한 영웅은 이순신 장군이 대표적이지만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준 이억기 제독, 원균, 배흥립 등 역사 인물들이 10여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역사 드라마 등에서 특정 역사 위인들이 부각되는 경우가 있다”며 “교과과목 시간 연계로 이순신 장군 외에도 곁에서 장군을 보필하며 해전에 승리할 수 있도록 도운 역사인물들도 소개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김대영 계림초등학교 연구부장교사는 “초등학교 5~6학년 교과과정부터 사회시간에 역사교육이 이뤄진다”며 “이번 탐방에서 학습한 것을 학생들에게 공유하고 역사학습동아리 등을 활용해 3·1운동, 6·25전쟁 등 월별로 역사 주제를 정해 학습하는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