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박찬규>귀촌일기-농업은 전남의 블루오션 시장이다
박찬규 진이찬방식품연구센터장
2024년 05월 15일(수) 22:08
박찬규 센터장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기상재해와 싸우고 있는 농민들의 생활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기후변화가 심한 농촌에서는 올해도 농산물의 생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빈번하게 내리는 비로 인해 일조량이 부족하다 보니 과일의 착과가 예년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하우스 밤호박의 경우에도 성장이 느려 개화 시기가 뒤쳐지고 있다. 특히 딸기는 풍부한 일조량이 필요한데 계속되는 비로 당도가 약하고 쉽게 물러져서 상품가치가 없어 출하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도 농민들은 농사가 천직이라는 사명으로 오늘도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농사 준비에 한창이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신선한 먹거리는 국민이 행복을 누리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하지만 곡물의 자급률이 약 21% 밖에 안 되는 우리나라가 처한 환경은 기후변화로 곡물 수입이 줄어들 경우 그야말로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는 리스크를 갖고 있다. 따라서 다가올 자연환경의 변화에 따른 식량 생산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해야 할 때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중화학 및 반도체 등의 제조업이 수출을 주도하고 국부를 키운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탄소배출 문제 및 기후변화로 식량의 자급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으며 국가경쟁력에도 잠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마다 극심한 가뭄이나 폭우 등으로 농업이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먹거리 생산을 위한 거점으로 대규모 생산기지에 적합한 전남이 지목될 수 있다.

과거 농업소득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 1970년대부터 고향을 떠나 도회지로 간 인구 이동이 50년 넘게 이어져 왔지만 최근에는 농업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하고 반대로 귀농하려는 도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도 연간 억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농가가 3가구나 있다. 과거 같으면 꿈도 꿀 수 없던 일이지만 지금은 품종 선택을 잘하고 성실하게 농사일에 힘쓰면 어렵지 않게 원하는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다. 물론 육체적으로 힘들고 시행착오의 어려움도 있지만 빡빡한 도시에서 직장생활하는 것보다는 훨씬 편한 마음으로 일에 전념할 수 있다. 게다가 농업은 다시금 국가 미래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자연환경의 급변으로 인해 6차 산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요즘은 거주문제,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농촌으로 이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농업에 대한 향후 전망을 좋게 보고 젊은 층에서도 일찌감치 농촌으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농촌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누구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곳이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일이 바로 기후변화이다. 비오는 날이 많다 보니 일조량이 부족하여 대부분의 농작물이 서서히 피해를 보고 있다.

귀농·귀촌 후에 의욕을 가지고 특수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하지만 일조량 문제로 농산물 생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해의 어려움이라면 견딜 수 있는데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로 농민들의 피해가 커지다 보니 귀농·귀촌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도 생겨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귀농·귀촌 후의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일정기간 적응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기상재해에도 생산이 가능한 특수작물 재배법을 미리 공부하여 귀농·귀촌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농업이 전남의 미래가 되기 위해서는 농민들만 노력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행정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고 농업기술을 보급하는 기관의 노력이 따라줘야 한다.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인 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도정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