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의대 용역 공개… ‘5자 회동’ 성사 여부 주목
2021년 의대·부속병원 연구 용역
4개 지역 경제성·주민설문 등 담겨
도 “정부 건의 당위성 마련 위한 것”
17일 회동 재추진…순천 반응 촉각
2024년 05월 13일(월) 18:27
강영구 전남도 자치행정국장이 13일 전남도청 기자실에서 2021년도 전남도 추진 의대설립 용역 결과 공개 및 관련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도가 순천지역에서 제안한 전남 의대 설립 및 부속병원 관련 연구 용역을 공개하고 각 지역의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호소하고 나섰다.

전남도는 용역 결과 공개와 함께 지난 12일 무산됐던 ‘5자 회동(전남도지사·목포시장·목포대총장·순천시장·순천대총장)’을 오는 17일 다시 추진하기로 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13일 전남도는 지난 2021년 추진한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설립·운영 방안 연구’ 용역 결과를 전남도 누리집과 정책연구관리시스템(프리즘)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순천시와 순천대, 지역 정치권 등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의대 유치와 관련한 모든 용역 결과를 공개하라는 등 3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전남도가 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전남도는 그동안 요약본만 공개됐던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설립·운영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에 대한 전체 내용을 이날 공개하고, 당시 용역 진행 상황과 현재 상황이 다름은 물론, 이번 공모 선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해당 용역은 문재인 정부 당시 의대 정원 증원을 논의하며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정부 기조에 따라 전남의 의대 신설의 당위성을 마련, 정부에 건의할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실시됐다.

당시 용역 시행 담당자였던 강영구 전남도 자치행정국장은 “용역 당시 정부에서 추진하던 의대 증원 규모는 400명으로, 현재 2000명 증원과는 전혀 다른 여건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특정 지역 대상이 아닌 도 전체를 위한 입학정원 100명 규모의 의과대학과 500병상 이상의 부속병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역 내용 중 전남도가 현재 상황에서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부분은 2가지다.

먼저 의과대학이 아닌 ‘부속병원’이 들어설 지역에 대한 경제성 분석을 서부권 2곳, 동부권 2곳 등 임의로 정한 4개 지역에서 실시한 부분이다. 당시 부속병원 비용효과(B/C) 분석 결과 서부는 1.44, 동부는 1.35로 모든 지역에서 1.0이 넘어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강영구 국장은 “이는 어떤 지역에 부속병원이 들어서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전남 어느 곳에서도 경제적 타당성이 입증된다는 것”이라며 “전남에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지표이지만, 미세한 차이의 수치들로도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겠다고 여겨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용역 내용 중 도민 10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의 전남 설립 필요성과 희망 지역’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순천권 35%, 목포권 29% 등으로 조사된 부분에 있어 지역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 국장은 “당시 용역은 의대 신설 자체를 위한 것이었고, 현재 추진하는 용역은 의대를 어디로 가게 할지 정하는 것으로, 방향과 목표가 전혀 다르다”며 “해당 용역을 전체적인 틀로 보지 않고 지역에 맞춰 해석할 경우 갈등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비공개했지만, 일부에서 용역에 의혹을 제기하고 공개를 조건으로 ‘공모에 의한 추천 대학 선정 용역’ 참여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공개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번 용역 결과 공개 결정에 따라 순천시와 순천대, 목포시와 목포대학교 등에 오는 17일 ‘5자 회동’을 다시 진행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순천지역의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용역 공개를 계기로 정부가 요청한 전남도 추천 절차가 원활히 진행돼 전남 국립의과대학 설립이 실현되도록 각 대학과 지역에서 힘과 지혜를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