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3일(토) 17:09

광주FC 최경록(왼쪽)이 13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모터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한 뒤 눈물을 흘리는 정호연을 위로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4연패 탈출에 도전했던 광주FC가 7경기만의 리그 첫 승에 도전했던 전북현대모터스에 일격을 당했다. 전반 중반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들어 동점골을 성공시켰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들어서자마자 실책에서 비롯된 결승골을 내주며 5연패 늪에 빠졌다.

광주는 13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졌다. 이날 패배로 5연패에 빠진 광주는 올 시즌 2승 5패(승점 6)로 8위에 머물렀다.

위기에 빠진 광주다. 이정효 감독 부임 이후 최다였던 지난 시즌 2연패를 훌쩍 뛰어넘어 5연패까지 이어졌다. 14일 열리는 수원FC-대전하나시티즌, 인천유나이티드-대구FC 경기 결과에 따라 강등 위험이 있는 두 자릿수 순위까지 밀려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이희균과 빅톨이 최전방에 섰고 문민서와 정호연, 박태준, 가브리엘이 허리를 구축했다. 이민기와 김승우, 조성권, 두현석이 포백을 구성했고 이준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빅톨이 한국 무대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또 김경민과 안영규의 퇴장, 변준수와 포포비치의 올림픽 대표팀 차출로 공백이 생긴 수비 라인에는 김승우와 조성권 조합이 처음 가동됐다.

양 팀은 전반 초반 탐색전을 펼친 뒤 광주가 전반 중반으로 가면서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15분 이희균이 역습 상황에서 과감한 드리블에 이어 중거리슛까지 시도했으나 힘이 덜 실리며 정민기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 기회 직후 광주는 일격을 당했다. 전반 17분 이영재의 프리킥을 이준 골키퍼가 펀칭했지만 이수빈이 세컨볼을 중거리슛으로 연결했고, 빗맞은 것이 오히려 이재익의 앞에 떨어진 뒤 구석을 향해 마무리 지어지며 0-1이 됐다.

선제골을 내준 광주는 주도권을 빼앗겼다. 전반 18분 이희균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빌드업을 시도하다 티아고에게 공 소유권을 뺏긴 뒤 송민규에게 연결됐고, 이영재가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살짝 벗어났다.

아찔한 장면도 연출됐다. 전반 26분 정태욱이 수비 진영에서 길게 걷어낸 공을 조성권이 머리로 이준 골키퍼에게 보냈으나 빗맞으며 송민규에게 뺏겼다. 이어 조성권이 수비하던 과정에서 송민규의 발을 걸었지만 심판의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

흐름은 계속 이어졌다. 전반 30분에는 이영재의 슈팅을 이준 골키퍼가 품에 안으며 위기를 넘겼고, 3분 뒤에는 김태환이 페널티박스 내 우측면에서 가볍게 띄워준 공을 티아고가 마무리하려 했으나 제대로 맞지 않았고 이 직후에는 송민규의 슈팅이 영점 조절에 실패하며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광주는 문민서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전반 34분 이희균이 중앙으로 투입한 공을 정호연이 가운데로 밀어 넣었고, 문민서가 슈팅까지 이어갔지만 박진섭의 다리에 맞고 굴절됐다.

광주는 하프타임 두 장의 교체 카드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조성권과 문민서가 빠지고 박한빈과 정지용이 투입됐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한빈을 중앙 수비수로 투입해 활로를 찾아보려는 움직임이었다.

교체 카드 활용에도 광주는 후반 초반 위기를 맞았다. 후반 6분 전북의 공격 전개 도중 전병관에게 파울을 내준 뒤 이영재의 프리킥을 티아고가 머리로 내리찍었지만 박한빈이 가슴으로 받아낸 뒤 길게 걷어냈다.

흐름이 쉽게 바뀌지 않자 광주는 추가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16분 빅톨과 이희균을 대신해 이건희와 최경록을 들여보내며 공격 루트를 다시 변경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

광주는 차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 25분 박한빈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2분 뒤에는 정지용의 패스를 받은 최경록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 직후 공격 전개에서는 정지용이 띄운 공이 이영재의 손목에 맞았지만 채상협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결국 광주는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31분 정호연의 중거리슛과 이민기의 슈팅으로 연속해 득점을 노린 뒤 후반 36분에는 최경록의 세컨볼 슈팅이 안현범의 태클에 막혔다. 하지만 이어진 코너킥에서 정호연의 크로스성 슈팅을 정민기 골키퍼가 쳐내자 이건희가 끝까지 달려들어 밀어 넣으며 1-1을 만들었다.

동점을 만든 광주는 어이없게 다시 리드를 내줬다. 후반 39분 한교원의 슈팅이 벗어났고, 2분 뒤 안현범의 슈팅은 김승우가 몸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하자마자 이준 골키퍼가 수비 진영에서 빌드업을 전개하기 위해 시도한 패스가 비니시우스에게 뺏겼고, 송민규가 마무리하며 1-2가 됐다.

광주는 주어진 추가시간을 넘기면서도 동점을 위해 노력했다. 후반 추가시간 8분 역습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가브리엘의 땅볼 크로스에 이건희가 몸을 던졌지만 정민기 골키퍼가 다리로 막아냈고, 정호연의 발에 맞았지만 골포스트를 스쳐 지나가며 끝내 패배가 확정됐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며 “통제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노력하겠다. 선수들을 더 지도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고 총평했다.

이에 대해 “팀으로서 좀 더 단단하고 자신감 있게 만들겠다”며 “가장 개선돼야 할 부분은 제 자신이다. 제가 더 노력해서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더 신나게 뛸 수 있도록 시간을 더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