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전 세계 우크라 난민 620만명… 대부분 유럽 거주
<27>우크라이나의 또 다른 위기- 인구 감소와 난민 모국 귀환 문제
1991년 이후 인구 20% 줄어 큰 위기
작년 약 150여 명 정도 한국 떠나
젤렌스키 대통령 복귀 장려 인센티브
현금 지불·다중 시민권 등 목록 발표
1991년 이후 인구 20% 줄어 큰 위기
작년 약 150여 명 정도 한국 떠나
젤렌스키 대통령 복귀 장려 인센티브
현금 지불·다중 시민권 등 목록 발표
2024년 01월 25일(목) 11:07 |
우크라이나로 귀환하는 자들
(사진 출처: 프랴미) |
우크라이나의 급속한 인구 감소는 실망스러운 결론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우크라이나가 이전에 어떤 유럽 국가도 경험하지 못한 인구 통계학적 위기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점을 감안할 때, 급격한 인구 감소는 우크라이나의 회복 전망을 위협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난민이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유엔에 따르면 2023년 10월 10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우크라이나 난민은 620만400명으로 그중 583만1200명이 유럽에 있다. 구체적으로 유럽연합(EU) 국가의 우크라이나 난민 수는 독일(1,100,720명), 폴란드(959,875명), 체코(361,385명), 영국(210,800명), 스페인(190,380명), 이탈리아(167,525명), 슬로바키아(109,115명) 등이다.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는 미국(약 280,000명)과 캐나다(약 234,500명)가 가장 많은 우크라이나인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대한민국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2월 28일 기준 한국에 체류하고 있었던 우크라이나 고려인이 2,413명이었다. 2023년 12월 31일 기준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고려인은 3,469명이었다. 따라서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고려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약 1,056명이 증가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피란 고려인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022년 말 기준 한국으로 입국한 우크라이나 피란 고려인의 수는 1,200여 명 정도였다. 현재 우크라이나 피란 고려인 약 150여 명 정도가 한국을 떠났거나 우크라이나의 고향으로 돌아간 것으로 판단된다.
2023년 9월 우크라이나 경제전략센터는 이들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클러스터 분석을 실시해 이들을 4개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첫째는 전형적인 난민(전체의 25%)이다. 이들은 대부분 중년 여성과 어린이이다. 둘째는 준노동 이민자(29%)이다. 이들은 해외 생활에 가장 잘 적응했으며, 대부분은 이전에 우크라이나 외부에 있었던 적이 있다. 셋째는 전문가(29%)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나 관련 전문 분야에서 일할 가능성이 더 크다. 넷째는 전쟁 지역 출신의 사람들(16%)이다. 이들은 해외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가능성이 가장 작기 때문에 해외에 적응할 준비가 더 되어 있다. 이 사람들은 전쟁으로 인해 더 큰 손실을 입었다.
지난 2년 동안 우크라이나를 떠난 우크라이나인은 전체 인구의 거의 15% 이상에 해당한다. 인구 통계학적 예측에 따르면, 난민이 귀국을 원하지 않으면 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감소하고 있던 국가의 인구는 향후 수십 년 동안 25% 정도 감소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를 떠난 사람들은 전체 인구보다 교육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2는 고등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이들의 부재는 국가에 큰 경제적 타격을 주고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경제전략센터의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인의 귀환 거부는 우크라이나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연간 GDP의 2.7%에서 6.9%까지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가 난민 귀환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시행하지 못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2032년까지 310만~450만 명의 노동력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향후 10년 동안 누적된 경제적 손실은 최대 1,13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 다른 나라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 돌아올 것인가? 2023년 8월 기준으로 약 24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모국으로 귀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조사 자료에는 유럽에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 중 거의 40%가 전쟁 기간 중 적어도 한 번은 고국을 방문하였다고 되어 있다. 심지어 2023년 여름 동안에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단순히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고국을 방문했는데, 체코 프라하에서 우크라이나까지 가는 버스와 기차표는 8월 중순까지 매진되기도 했다.
국제이주기구(IOM)의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영구 귀국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가족과의 재결합으로 각각 37%와 49%로 나타났다. 두 번째는 집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다. 여성은 18%, 남성은 16%였다. 다른 이유로는 본인 또는 자녀를 위한 교육 5%, 중요한 서비스에 종사 4%, 가족과 친구 돕기 3%, 자신의 재산 확인 3%, 의사 방문 2%였다.
흥미로운 점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종종 정기적인 의사 방문을 위해 고국을 방문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유럽의 의료 시스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들은 의사를 만나기 위해 몇 주를 기다렸지만, 여전히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했다. 따라서 때로는 우크라이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빠르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독일에서는 보호를 받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그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을 남용하고 있기도 한다. 일부 우크라이나인은 실제로 고국에 살고 있지만 혜택을 받기 위해 독일로 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인들이 해외에서 돌아올 준비가 되어 있는가? 2023년 초 독일 정부는 자체적으로 대규모 연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9%가 독일에 영구히 머물기를 원했고, 또 다른 15%는 적어도 몇 년 더 그곳에서 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프투카(Ptuka) 인구학 및 사회연구소에서는 해외로 나간 우크라이나인의 50%만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그들의 수는 뿌리를 내리면서 날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의 복귀를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목록을 발표했다. 인센티브 목록에는 현금 지불, 우대 모기지, 창업을 위한 대출, 다중 시민권이 해당되었다. 목표는 해외에 거주하고 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그곳에 투자하며 국가 생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의 귀환 장려책으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난민에 대한 혜택을 줄이는 것이 우크라이나인의 귀국 장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귀국자들에게 여행 보조금을 지급하고 소액의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도움을 주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고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각 사람에게 1,000~4,000스위스프랑(1,050~4,200유로), 핀란드에서는 5,300유로, 노르웨이는 17,500크로네(약 1200달러), 아일랜드 정부는 1인당 15,000유로, 체코 정부도 출국하려는 사람들은 이사와 관련된 비용의 일부 등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에서는 강제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크라이나인들은 귀환 문제에 대해 매우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독일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은 머물 것인가, 아니면 집으로 돌아갈 것인가라는 힘겨운 선택을 하고 있다. 난민으로서 그들은 안전, 사회복지, 일자리를 제공받았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독일 어디에서나 일하고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지며 일반 독일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 의료 및 사회적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난민의 물결로 인해 새로운 이민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 이사회는 2023년 9월 20일 난민에 대한 임시 보호를 2025년 3월 4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으나 지원 프로그램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는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S’ 신분(임시 보호 신분)이 2024년이나 2025년에 폐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일부 유형의 지원은 2024년에 연장되지 않을 것이다. 독일은 2024년에 난민에 대한 연방 지출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에스토니아에서도 느리지만 확실하게 일부 혜택이 사라지고, 인도적 지원 센터가 폐쇄되고, 다른 국가에서도 언어 프로그램이 중단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에는 임대할 주택이 거의 없는 상태다.
한편, 2023년 12월 19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병력 부족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군 사령부로부터 추가로 50만 명을 동원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말했다. 동시에 징집에 관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징집연령 하향, 병역면제 대상 질병 목록 축소, 병적·입영처에 등록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처벌 강화 등으로 인해 2024년 1월 11일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독일이나 다른 국가에 거주하는 병역 의무가 있는 우크라이나인은 병적·입영처에 보고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외부에 있는 병역 의무자들에 대해 법적으로 처벌하기 위한 메커니즘 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난민을 강제적으로 송환하려는 노력은 잘못 생각한 국가 정책으로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쟁과 완전한 동원을 피해 도망친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이 동원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유럽의 이웃 국가들이 군복무 연령에 해당하는 난민들의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에 군 복무를 기피하는 우크라이나 남성이 60만 명 이상 있다. 이중 독일에만 22만 명이 있다. 궁극적으로 난민의 모국 귀환 문제는 유럽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사적 목표 외에도 수백만 명의 난민의 송환을 촉진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 주장과 효과적인 조치를 제시해야 하는 중요한 목표에 직면해 있다. 기회도 전망도 없는 우크라이나인들의 귀국은 매우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문제일 수 있다. 지연 없이 상당한 규모로 귀환 절차가 시작되려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가능한 한 빨리 강력한 귀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행해야 한다. 모국 귀환자에게는 귀환비용, 토지와 주택 할당, 장학금부터 무이자 대출, 신규 사업을 위한 초기 자본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전쟁이 오래 지속되고 해외에 체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들은 영구이주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사람 없는 국가가 되어갈 수 있다. 이것은 우크라이나에 직면한 또 다른 전쟁과 같은 위기이다.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