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박선준>‘블루푸드’ 산업, 미래 식품산업 주도해야
박선준 전남도의원
2024년 01월 24일(수) 12:15 |
박선준 전남도의원 |
그러나 지난해 수많은 악재 속에서도 국내 수산업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볼 만한 가시적인 성적표가 있었다. 바로 K-Food 최고 효자품목인 ‘김’이 수산식품 단일 품목으로는 최초로 수출액 1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김 수출액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8% 수준으로 성장하였고, 수출국도 지난 2010년 64개국에서 2023년 124개국으로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김’은 세계적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대표적인 ‘블루푸드’로 자리매김했다. ‘블루푸드’란 생선과 조개류, 해조류와 같은 수산물로 만든 식품을 일컫는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를 ‘건강한 식단(Healthy Diet)’으로 여기며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블루푸드는 영양학적 가치와 함께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A 및 B12, 칼슘, 요오드, 철분, 아연 등 인체에 필요한 성분들을 다수 함유하고 있다. 또 농축산물과 비교하였을 때도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토지와 물 사용이 적어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건강 식생활’로 기후 위기 시대의 최적화된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블루푸드 산업은 여전히 기후변화, 신종질병 발생, 해양오염, 어족자원감소 등 다양한 위협 속에 직면해 있다. 더욱이 수산물 소비 니즈가 증가하면서 식품의 다양화 또한 빠르게 요구되고 있다. 즉, 수산식품산업의 패러다임에 급속한 전환과 함께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시 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블루푸드테크’가 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블루푸드테크’란 수산식품(Blue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이미 식품산업에서는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바이오기술 등 첨단 기술이 결합된 산업으로 연평균 약 38%(2017~2020년)의 비약적 성장을 이루며 미래 식품산업의 혁신을 견인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푸드테크는 4차 산업 혁명의 시작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미 농식품부에서는 2022년 ‘첨단 식품 기술(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육성 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푸드테크정책과를 신설하는 등 기술·환경변화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수산업 분야의 현실은 이런 변화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우리 전남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수산업 1번지이다. 2022년 기준 전남도 수산물 생산량은 186만톤(전국 58%), 어업인 수도 3만5000명(전국 38%)으로 전국 1위다. 하지만 어가인구는 해마다 감소하고, 양식 생산은 여전히 어획량 부족량을 충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유통분야도 1차원적인 원물 형태의 판매만을 이어오고 있어, 수산물의 부가가치 창출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현재의 수산업과 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우수수산물 생산기반을 최대 활용한 고부가가치 수산식품 개발이 절실하다. 전통 수산업의 한계를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해양수산부에서는 수출형 블루푸드 육성을 위해 스마트 양식 및 수산식품 클러스터 조성과 수출기업 육성을 통한 마케팅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을 세워 대응해 나서고 있다. 우리 전남도 역시 국가 해양바이오산업 신성장 전략에서 해조류 기반 바이오 소재 특화 클러스터로 지정하여 중점 육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여 블루푸드만의 고유 특성들을 활용한 HMR(가정간편식) 개발 등을 통해 제품 다양화에 대응하고 유통 블록체인 기술, 스마트 팩토리 등 블루푸드테크로의 생태계 전환을 이끌어 급변하는 미래 식품산업에 앞장서야 한다.
2024년 갑진년에는 비상하는 청룡처럼 블루푸드 산업의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전이 필요하다. 우리 전남도의 우수한 수산물을 활용한 블루푸드 산업의 새로운 시대가 수산업 현장에서도 이어져 더 풍요롭고 활력 넘치는 어촌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