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이낙연의 길
이용환 논설실장
2024년 01월 18일(목) 16:17 |
![]() 이용환 논설실장 |
평생 민주당에서 활동했던 선친에 이어 24년 민주당을 지켜온 이낙연에게 민주당은 정치의 전부였다. ‘민주당원이었던 아버지에게 권력에 대한 저항의식과 정의감을 배웠다’는 게 이낙연의 회상이다. 아버지가 보여줬던 야당 기질 때문이었을까.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며 이낙연에게 동참을 권유했다. 참여정부 장관직을 주겠다는 제안도 했다. 그러나 그는 거절했다. “분당은 옳지 않다는 생각, 그래 선 안된다는 생각, 민주당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 때문이었다.” (서주원 저 이낙연의 길)
이낙연의 취미는 ‘마신다, 잔다, 읽는다’는 3가지다. 특히 그는 ‘체력이 허락한다면 저수지 몇 개의 술을 마시겠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술 욕심이 많다. 즐겨 마시는 술도 막걸리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 총리 공관에서도 거의 매일 막걸리를 곁들인 오·만찬을 가졌다. 전남도지사 시절 막걸리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도 있다. 이낙연과 기자들이 막걸리로 만찬을 즐기던 중 한 기자가 자기만이라도 소주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이낙연은 단호했다. “안됩니다. 막걸리가 좋아요.”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한 데 이어 내달 초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떠나면서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 가치와 품격이 사라졌다’고 했다. 신당 창당 이유도 ‘법과 도덕적으로 거리낌이 없는 사람들이 견제와 비판을 제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앞길이 낙관적이진 않다. ‘배신자’라는 비난도 나온다. 20여 년 전, 당원들에게 ‘지름길을 모르거든 큰 길로 가라’고 조언했던 이 전 대표, 노무현의 신당마저 옳지 않다고 생각했던 그는 왜 지금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것일까. 격랑 속으로 뛰어든 그에게 그의 좌우명을 상기시켜 주고 싶다. 가까이 듣고 멀리 보라고. 이용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