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려인마을, 내달 고려인화가 문빅토르 미술관 개관
고려인마을 주민 1800만원 모금
2023년 12월 05일(화) 14:42
지난 6월 만난 고려인 3세 문 빅토르 화가가 조국(한국)에 대한 얘기를 하며 가슴에 손을 얹고 있다. 정성현 기자
광주고려인마을은 고려인화가 문빅토르 미술관이 내달 개관된다고 5일 밝혔다.

문빅토르 미술관은 연면적 120㎡로 마을소유 건물 공간을 활용해 전시실과 화실, 손님방 등으로 구성된다. 또 교육실도 마련해 문 화백의 화법을 후세대에 전승할 예정이다. 고려인마을은 개관일로 정한 1월이 다가옴에 따라 문 화백과 지역예술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미술관 공간의 효율적인 운영과 명칭 등을 준비하고 있다.

문 화백은 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 첫 도착지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서 1951년 출생했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살던 고려인들은 스탈린의 강제이주명령에 따라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지역으로 이주했다.

1985년부터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라트비아, 한국, 일본 등에서 개인전을, 2017년 카자흐스탄 국립미술관 초대전을 가졌다. 2017년 고려인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광주에서 ‘아픈 기억 꿈꾸는 희망’이라는 초대전을 가졌다. 대표작은 ‘1937 고려인 강제이주열차’와 ‘우수리스크 나의 할아버지’, 인물화 ‘홍범도장군’ 등 이다.

고려인마을은 문 화백이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후 수술 후유증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지난해 11월 문 화백을 광주로 초청해 치료비와 체재비 일체를 지원하며 도움의 손길을 펼쳤다.

문 화백이 광주에 정착해 자신의 화법을 미래 세대에 전승하고 미술관을 통해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 문화예술 교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고려인마을이 미술관 건립 모금운동에 나서 1800만원을 모은 바 있다.
카자흐스탄 대표 고려인 화가 문빅토르씨가 광주에 기증한 자신의 대표작들. 홍범도 장군 초상화(왼쪽)·1937년 강제이주를 그린 ‘환영식’. 문빅토르씨 제공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